데뷔 24년 만에 지상파 미니시리즈 주인공 자리를 꿰찬 김응수. 현재 방영 중인 MBC 수목극 '꼰대인턴'에서 제목과 딱 맞는 모습으로 활약 중이다. 상사가 된 인턴이 시니어 인턴이 된 부장에게 갑을체인지 복수를 펼치는 과정이 꽤나 흥미롭게 다가오고 있다.
첫 방송부터 이만식 역으로 분한 김응수의 연기는 압도적이었다. 노약자석에서 졸고 있는 학생을 깨워 자신의 '꼰대력'을 과시했다. 회사에서도 그 모습은 변함이 없었다. 인턴 박해진(가열찬)을 향한 갖은 구박과 차별로 숨조차 쉴 수 없게 했다. 인격 모독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5년 후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박해진은 준수식품 마케팅 팀 부장이 됐고, 김응수는 시니어 인턴으로 이 팀에 들어왔다. 김응수는 박해진의 압박 속에서도 오랜 연륜을 바탕으로 생존 중이다. 꼰대력을 감추고 인턴의 위치에 맞게 있으려고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꼰대력이 툭툭 튀어나와 동료들과의 관계에 '빨간불'을 켠다. 어떻게든 현재의 위치에 적응하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이 안쓰럽게 다가오다가도, 꼰대처럼 굴 때는 얄밉다. 감정선을 아주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어 이것이 실제 김응수가 아닐까 헷갈릴 정도다.
"나는 꼰대가 아니다"를 연신 외친 김응수였지만 이만식 캐릭터와 찰딱이다. 맛깔나게 살려내 드라마의 성공을 견인하고 있다. 그가 없었더라면 이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리얼한 맛을 살릴 수 있었을까 싶다. 실제 시니어 인턴 이만식에 빙의한 것처럼 열연하고 있다.
앞서 김응수는 영화 '타짜' 곽철용 캐릭터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영화 개봉 13년 만에 강제 전성기를 맞았다. 각종 온라인 사이트와 인터넷 댓글에서 패러디가 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이 기세를 '꼰대인턴'으로 이어갔다. 회를 거듭할수록 박해진은 물론 박기웅(남궁준수) 한지은(이태리) 노종현(주윤수)과도 차진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고 있어 작품 자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응수는 "곽철용으로 올라온 상승 분위기가 새로운 캐릭터로 인해서 되려 꺾이지 않을까 하는 부담이 있었다. 그렇지만 남성우 감독과 신소라 작가를 만난 후 드라마에 대한 믿음이 생겼고, 대본이 나온 후 연기를 해보면서 이만식 캐릭터가 곽철용을 넘어설 수 있겠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면서 "코로나19로 시청자들이 심적으로 지치고 위축된 가운데, '꼰대인턴'을 보고 시청자들이 웃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같다. 코로나19를 퇴치한 '꼰대인턴'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