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또 졌다. 16경기 연속 패배다. 이제 KBO 리그 역대 최다인 18연패까지 단 2패만 남겨뒀다.
한화는 10일 부산 롯데전에서 2-12로 패해 지난달 23일 창원 NC전부터 계속된 연패 기록을 '16'까지 늘렸다. 역대 팀 최다 연패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기록. 2002년 롯데와 2010년 KIA 이후 10년 만에 한화가 지독한 16연패 늪에 빠졌다.
한용덕 전 감독이 지난 7일 경기를 끝으로 물러나고 9일부터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로 새출발한 한화는 두 경기 연속 유망주들을 대거 중용한 선발 라인업으로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그러나 이틀 연속 4번 타자로 나선 2년차 노시환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4타수 무안타로 돌아섰고, 하루 전 멀티히트로 가능성을 보인 신인 최인호 역시 3번 자리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무엇보다 선발 투수가 또 다시 대량 실점을 해 손을 써 볼 겨를이 없었다. 김민우는 1-0으로 앞선 2회 2사 후 롯데 하위타선에 연속 안타와 볼넷을 내줘 동점을 허용한 뒤 손아섭에게 3점 홈런, 전준우에게 연속타자 솔로 홈런을 연이어 얻어 맞았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1-5로 벌어졌다. 뒤 이어 나온 불펜들도 추가 실점을 막지 못했다. 이현호와 김진영이 1점씩 더 내준 뒤 7회 박상원이 한꺼번에 4실점해 끝내 두 자릿수 실점을 허용했다. 물 오른 롯데 타선은 한화 마운드를 장단 14안타로 두들기고 볼넷 6개를 골라냈다.
KBO 리그에서 가장 오랜 기간 연속으로 진 팀은 1985년 삼미다. 18연패 기록을 남긴 뒤 그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두 번째로 오래 진 팀은 1999년 쌍방울이다. 17경기를 내리 패했고 역시 그 시즌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한화는 다르다. 끝을 눈앞에 뒀던 삼미나 쌍방울과 달리 앞으로 더 많은 역사를 쌓아가야 할 팀이다. 16연패 가운데 최 감독대행 체제의 기록은 단 2패뿐. 그러나 KBO 리그 역사에 오래 남을 불명예는 가능한 한 피하는 게 좋다.
한화는 롯데나 KIA처럼 16연패에서 극적인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아니면 끝내 이 기록을 넘어 과거의 역사가 된 구단들을 다시 소환하게 될까. 그 운명은 11일 부산 롯데전에서 결정된다. 한화 선발은 장민재, 롯데 선발은 서준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