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에서 내선을 선점하면 외선에 비해 짧은 주로를 달리며 힘을 덜 소비하게 된다. 그만큼 자리다툼 과정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마크에 일가견이 있다는 선수들도 내선을 선점하고 들이대는 같은 전법의 마크 선수들에게 쉽게 밀리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초반 시속을 올리며 마크를 노리는 선수들은 늘 배당을 터트릴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경륜 선수들 모두가 마크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행 선수가 짧은 시간 동안 스퍼트를 하며 본인이 낼 수 있는 최고시속을 내면 마크 선수도 이 흐름에 맞춰 선행선수와 견줄 정도의 시속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서서히 시속을 잡고 올리는 지구력형 각력을 가진 선수들은 폭발적으로 올라가는 시속을 감당하기 힘들다. 또 외선에 위치한 마크 선수와의 몸싸움도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유연한 조종술과 위험한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인지도 하위의 마크 선수가 선행 선수 앞에 위치해 선행 선수를 마크하고 있던 축 선수를 위협하는 전법을 구사하면 전개는 일순간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에 놀란 강자가 힘쓸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여기에 후미에 있던 선수들까지 직선에서 빈틈을 파고들면 배당은 신이 나게 치솟는다.
마크 선수가 강자와의 무리한 대결을 피하고 강자를 마크하고 있던 선수에게 도전장을 던질 수 있다. 이때는 두 가지 가능성이 부각된다. 첫째 앞에서 힘을 쓴 선행 선수가 입상에 들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마크 선수들끼리 힘 대결을 펼치며 체력을 소비하는 것은 앞서 버틸 선행 선수에게는 이득이기 때문이다. 둘째 삼복승에서 이변이 발생할 수 있다. 축선수를 마크한 선수와 내선을 선점한 선수가 마크 대결을 펼치다가 두 선수 모두 힘이 빠질 경우 의외의 선수가 착순에 성공하며 삼복승에서 중배당이 나올 수 있다.
경륜뱅크의 배재국 예상팀장은 “마크 선수의 습성 파악은 경주 예상의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크 선수가 축을 인정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의 파악은 어떻게 보면 경주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요인일 수도 있다”며 “더욱이 큰 배당은 축 선수가 예상치 못하게 무너지면서 나오게 된다. 높은 배당을 노리는 팬들일 경우 마크 선수들의 습성을 잘 따져본다면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