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닐로가 사재기 의혹 2년여만에 심경을 밝혔다. 사재기는 하지 않았다는 떳떳함으로, 좋은 음악을 만들었다는 자신감으로 음악 팬들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겠다는 각오다.
뒤늦은 속내 고백 이유는 닐로는 2년 전 2017년 발매한 '지나오다'가 역주행 하면서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역주행 1위였지만 축하는 없었다. 새벽 1시 차트에서 엑소 워너원 등을 톱 아이돌그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해 사재기 의혹이 일었기 때문. 사용량이 떨어지는 시간대에 나홀로 이용자 추이가 증가했다는 주장에 닐로 측은 "바이럴마케팅을 통한 방법이 있다" "새벽 시간에 댄스곡을 듣기엔 그렇지 않나" 등 사재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당시를 떠올린 닐로는 "인터뷰 요청이 와도 응하지 하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유명한 연예인도 아니라서 내 말의 힘이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변명으로 밖에 안 들릴 것이라 생각해서 거부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때보다 괜찮아졌다. 사재기를 하지 않았으니까 누가 뭐라고 해도 넘길 수 있는데 주위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마음 아팠다. 부모님이 큰 상처를 받고 너무 힘들어하셨다. 친동생도 울고 힘들어 했다"고 털어놨다.
이쯤되면 '지나오다'가 애증의 노래로 기억될 법도 한데, 닐로는 오히려 "지금 들어도 좋은 곡"이라고 말했다. "다른 아티스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나 또한 모든 노래들을 열심히 만들고 있고 '지나오다'는 그 당시 내 나름대로 열심히 한 작품이다. 불법을 저지르지도 않았으니 1위한 것에 부끄러움이 없다. 100% 만족할 순 없지만 좋은 노래"라면서 "행복한 기억만 갖게 된 이유는 대학 축제 영향이 크다. '지나오다'를 부른 첫 행사였는데 반응이 정말 좋았다. 다들 따라불러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그 무대가 기억에 아름답게 남아있다. 그래서 노래에 대한 좋은 기억만 갖게 됐다"고 만족했다.
사재기 의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최근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뤄 또 한 번 논란이 불거졌다. 닐로 소속사 측도 해당 방송에서 인터뷰를 했지만 원하는 방향의 편집은 없었다고. 닐로는 "고소나 이런 과정들은 알지 못한다. 다만 내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 생각한다. 2년 전에도 언젠가 알아주겠지 싶었는데 아직까지 풀리지 않아 답답한 마음을 계속 갖고 있다"면서 "댓글도 다 확인한다. 음악 작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참고 삼아서 본다. 솔직히 기분 나쁜 글도 있는데 화가 난다기보다 '더 좋은 곡을 써야지'라는 의욕을 불태우게 만든다"고 자신을 다독였다.
노래로 인정 받는 방법뿐 2015년 데뷔해 인디 씬부터 차트 1위하는 메이저 가수까지 다양한 경험을 해본 닐로는 "혼자 있을 때는 돈이 문제라서 빚을 내서 음악을 했다.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세션을 쓸 수 있으니까 대중성 있는 음악들을 들려드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지금은 단순하게 좋아서 음악하는 건 아니게 됐다. 생각이 많아지는 시점이다. 사재기 여부를 떠나 노래로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커지니까 신경써야 할 일이 많다"고 막중한 책임을 느꼈다.
16일 두 번째 미니앨범(EP) '어바웃 미'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비가 내린다'로 활동을 시작한 닐로는 "1위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 노래가 좋다는 말로 충분하다. '사재기 해도 음악은 좋네'라는 말까지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다. 사재기 꼬리표가 너무 따라다니니까 이제 농담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웃었다. 이어 "정규앨범을 올해 안에 내는 것이 목표다. 큰 욕심도 없고 방송나가서 유명세를 떨치고 싶은 생각도 없고 지금처럼 음악을 쭉 하되, 5~10년이 지나 들어도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계속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다. 사재기 의혹은 시간이 지나면 누군가가 밝혀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