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베이징(北京)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며칠 새 100명이 넘으면서 중국 발(發) 코로나19가 국내에 다시 유입되는 건 아닌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14일 중국에서 항공편으로 국내 들어온 사람은 총 6178명이다. 이 중 베이징 발은 723명이다.
이 기간 중국 발 입국자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사례는 현재로선 없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베이징이 한국과 교류가 많은 인접 도시인 만큼, 혹시 모를 해외 발(發) 감염 차단을 위해 긴밀히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방역 당국은 해외 유입 확진자를 매일 집계하고 있다. 16일 0시 기준, 누적 해외 유입 확진자는 1359명이다. 이 중 중국 발 확진자는 19명에 불과하다. 미주 567명(41.7%), 유럽 482명(35.5%)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엔 중국 외 아시아 276명(20.3%), 아프리카 14명(1.0%), 호주 1명(0.1%) 순이다. 국적으로 따지면 해외에서 입국한 내국인이 1153명(84.8%)으로 대부분이고, 외국인은 206명(15.2%)이다. 다만 최근 들어 해외 내국인보다 외국인의 확진자 비중이 늘고 있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4월 1일 기준, 해외 유입 확진자 중 외국인 비중은 46명(8.2%)에서 5월 1일엔 101명(9.4%)→6월 1일 159명(12.6%)→6월 16일 206명(15.2%)으로 확연하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1일부터 해외 입국자에 대해 14일 간 자가 격리 의무화 조치를 시행해 국내 들어오는 외국인이 대폭 줄었다. 또 며칠 뒤 전 세계 대한민국 공관에서 발급한 단기 사증(비자) 효력을 잠정 중단하며 빗장을 걸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봉쇄를 푸는 국가들이 늘면서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들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해외 유입 확진자는 지난달엔 일일 한 자릿수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달 들어선 하루 12명, 13명씩 발생한 날이 서너 차례나 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서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에서 (해외유입) 환자가 많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파키스탄, 인도 등을 중심으로 중동지역 해외 입국자 중 확진자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당장 중국 발 확진자가 없긴 하지만, 당국이 보다 면밀히 모니터링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중요한 사건(significant event)'이라고 말할 만큼 베이징 집단감염 추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또 매일 수백 명의 중국 발 입국자가 국내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