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고척에서 열린 키움-롯데전은 찬스마다 흐름이 끊기기 일쑤였다. 기본기와 짜임새가 떨어졌다.
이날 열린 경기는 9회 말 1사 후 이정후의 끝내기 2루타가 터진 키움이 4-3으로 이겼다.
승리한 키움도, 패배한 롯데도 보완점이 엿보였다.
롯데는 1-0으로 앞선 2회 김민수와 신본기의 4사구로 잡은 무사 1·2루에서 시즌 타율이 0.132밖에 안되는 정보근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하지만 정보근은 이를 간파하고 뛰어 들어오는 키움 3루수 김하성 앞으로 정확하게 공을 보냈다. 결국 3루로 향한 선행주자 김민수와 자신 모두 아웃되는 병살타를 기록했다. 달아날 수 있는 찬스에서 점수를 뽑지 못한 것이다.
경기에서 승리한 키움 역시 아쉬움을 남긴 건 마찬가지다. 특히 번트 작전 수행이 떨어졌다. 앞서 수 차례 득점권 찬스에서 이지영의 안타를 제외하면 속 시원한 적시타가 없었던 키움은 8회 김하성의 적시타로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 8회 무사 1루 허정협 타석에서 대타 박정음을 투입했는데, 번트가 그만 백네트 뒤쪽으로 날아갔다. 롯데 포수 김준태가 몸을 날리는 허슬플레이로 공을 잡았다. 그 사이 1루주자 김하성이 2루를 노렸지만 김준태의 송구에 아웃됐다. 한꺼번에 두 개의 아웃카운트가 늘어나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이어 9회에도 박준태의 볼넷과 서건창의 기습번트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전병우에게 번트 작전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도 전병우가 시도한 번트는 투수 앞으로 굴러갔고, 3루로 향한 선행주자 박준태가 아웃됐다. 그나마 이정후의 끝내기 2루타로 이겼다.
이날 양 팀 모두 벤치에서 낸 희생번트는 모두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오히려 서건창의 기습번트가 안타가 있었다. 어느 한쪽도 쉽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