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9회 역전승을 거둔 NC 이동욱 감독이 경기 후 선수들을 맞이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5.21/ "물때도 맞고, 밑밥도 적합해야 합니다."
NC의 애리조나(미국) 스프링캠프가 한창이던 지난 2월, 우승 적기로 보는 외부 시선에 대한 이동욱(46) NC 감독의 답변이다. 앞서 "낚싯대가 많다고 고기를 잘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했다. 2019시즌에 십자인대 부상으로 이탈한 '주포' 나성범이 복귀하고 새 외인 투수 마이크 라이트와 타자 애런 알테어가 좋은 평가를 받는 상황을 염두에 둔 말이다.
구체적인 승수와 순위는 목표로 삼지 않았다. 페넌트레이스는 외부와의 경쟁이 아니라 내부 관리가 밑바탕이라고 봤다. 성공의 조건은 "이전보다 발전한 모습이다"고 했다. 감독 데뷔 시즌에 5강 진입을 이끈 지도자다. 배움은 명확했다. 목표가 눈앞에 있을 때 의식하지 않는 것. 경험을 통해 절감했다. 지난해 9월에는 자신뿐 아니라 선수단의 마음을 다잡는 데 주력했다.
고공비행 중인 2020시즌도 사령탑의 운영 방침은 명확하다. 매 순간 집중한다. 18경기 만에 15승을 거뒀고, 20경기에서 역대 최고 승률(0.850)을 기록했다. 6월에 돌입한 뒤 주춤했지만, 지난주까지 7할 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사령탑은 수성(守城)이라는 단어조차 적합한 표현이 아니라고 본다.
23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이제 정규리그 일정에 ¼을 치렀다. 시즌이 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순위에 연연할 수 없다. 그저 선수의 당일 컨디션을 잘 살피고, 관리를 잘 해주고 매 경기, 매 주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프로야구 두산과 NC의 경기가 2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NC 양의지가 4회초 두산 선발 플렉센으로 부터 좌월 1점 홈런을 날리고 이동욱 감독의 환영을 받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2020.05.20. 최근 주전 포수 양의지가 이석증으로 인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주포 나성범은 지난 시즌 당한 부상 여파를 경계하며 야수 출전을 관리하고 있다. 자신도 이석증이 있었다. 양의지는 최대한 많은 소통을 통해 관리한다. 나성범의 수비 소화도 출전 경기 수는 안중에 없다. 이 감독은 "올 시즌을 나성범과 함께 마치는 게 목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어(gear)를 갈아 끼워야 하는 시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때가 되면 이 감독도 목표를 취하기 위한 태세로 전환할 전망이다. "기회가 오면 승부는 그 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욕심을 내지 않고 한 발씩 나아가다 보면 기회가 온다고 믿는다. 때가 왔을 때는 놓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KT와 1~2게임 차를 유지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하던 2019시즌에는 5 또는 6이라는 순위 관련 숫자를 의식하지 않는 게 숙제였다. 그러나 페넌트레이스 1위나 한국시리즈 우승은 얘기가 다르다. '하던 대로' 전술로는 도달할 수 없는 영역도 있다.
이 감독이 말하는 기회 또는 승부처는 40경기를 '치른' 시점이 아니라 '남은' 시점이며, 그때도 3~4게임 차로 1위를 달리고 있다면 수성이라는 의미에 부합한 경기 운영에 돌입할 전망이다.
최근 10경기 승률은 5할. 이전 30경기 승률(0.800)보다 크게 떨어졌고, 장마철까지 시작되며 팀 운영은 매 순간 변수를 살펴야 한다. 이동욱은 감독은 남은 6월, 다가올 7월도 '하던 대로' 차분하게 선수단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