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울산전 선제골을 넣고 환호하는 한교원과 전북 선수단. 한국프로축구연맹 이기는 팀이 곧 강팀이다. '현대가 더비'에서 전북 현대가 보여준 '강팀의 자격'이자 두 팀의 '지금'이다.
전북은 2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9라운드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현대가 더비'에서 먼저 1승을 챙긴 전북은 5연승과 함께 8승1무(승점24)로 2위 울산(승점20)을 승점 4점 차로 따돌렸다.
개막전부터 치열하게 1위 싸움을 펼치던 두 팀의 시즌 첫 맞대결이라 뜨거운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지난 시즌 승점 동률, 다득점 1골 차이로 우승을 놓친 '한'을 품은 울산, 최초로 리그 4연패에 도전하는 전북. 모두 이겨야 하는 이유가 충분했고 의욕도 충만했으나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울산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8경기 연속 무패(6승2무)에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화력(19골) 그리고 안정된 수비력까지 더해져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보강한 화려한 선수들, 변함 없는 '골무원' 주니오(9골)의 활약, 4연승과 4경기 연속 무실점 등 최고조의 경기력을 자랑하는 울산은 첫 맞대결에서 전북을 꺾고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물론 상대 전북은 4라운드 강원 FC전 1패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이기며 '승리 DNA' 혹은 '위닝 멘털리티'를 마음껏 과시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전북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닥공'보다는 후반 집중력을 바탕으로 승리를 가져오는 모습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울산처럼 시원시원한 공격력을 보여주는 경기도 많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이기고도 '꾸역승'이라며 답답한 경기력으로 지적을 받기도 했다. 첫 현대가 더비는 울산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보다 여유롭게 풀어간 쪽은 전북이었다. 원정 경기였지만 슈팅만 21개(유효슈팅 12개)를 시도하며 울산 골문을 마음껏 위협했고 그 중 한교원과 쿠니모토가 시도한 두 개의 슈팅이 골로 이어졌다. 한교원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뒤에도 방심 없이 울산을 밀어 붙였고 경기 종료 직전 쿠니모토의 추가골로 승리에 쐐기를 박으며 라이벌을 완벽히 제압했다. 이에 비해 울산은 경기 전 신진호의 갑작스러운 부상, 경기 초반 김기희의 퇴장이라는 변수로 인해 힘든 경기를 치러야 했다. 승점 6점 짜리 현대가 더비의 첫 번째 승패는 이렇게 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