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이 필요한 팀들도, 기세를 이어가야 할 팀들도 모두 주중이 고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촘촘해진 일정 속에서도 외면할 수 없는 FA컵이 드디어 K리그1(1부리그) 팀들에게도 찾아왔다.
K리그1 8개 팀이 출전하는 2020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가 1일 전국 각지에서 킥오프한다. 지난 주말 K리그1 9라운드를 마치고, 다가오는 주말에도 10라운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주중 '끼인 경기'인 FA컵을 어떻게 치르느냐는 각 팀에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팀인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FC 서울, 그리고 수원 삼성 4개 팀은 3라운드가 아닌 4라운드부터 FA컵을 치를 예정이다.
가장 눈길을 모으는 대결은 아무래도 K리그1과 K리그2 팀 간의 대결이다. 6월 들어 상승세를 타며 K리그1 4위에 올라있는 대구 FC는 K리그2 9위 FC 안양을, 반대로 6월에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무4패 무승에 허덕인 성남 FC(8위)는 K리그2 최하위인 충남아산 FC를 만난다. 극도의 부진 속에 구단 최다 7연패에 빠지며 임완섭 감독이 스스로 물러난 인천 유나이티드 역시 감독 대행 체제로 FA컵에서 K리그2 1위 수원 FC를 상대한다. 췌장암 투병 중인 유상철 명예 감독 복귀설이 불거졌다가 하루 만에 백지로 돌아가는 등 여러모로 시끄러웠던 인천이 FA컵에서 시즌 첫 승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그러나 상대가 만만치 않다. 수원 FC는 K리그2에서 8경기 17골 9실점의 안정적인 공수 밸런스를 바탕으로 선두를 질주 중인 팀. K리그1 꼴찌와 K리그2 선두의 맞대결로 주목 받고 있는 만큼 두 팀 모두 자존심을 건 승부가 예상된다.
2018년 FA컵 우승팀이기도 한 대구의 정상 도전 첫 걸음도 시선을 끈다. 세징야, 에드가, 김대원 등 2년 전 우승을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은 그대로지만 이번 3라운드는 체력적 안배를 위해 로테이션을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5경기 무패(4승1무)로 상승세를 탄 대구 분위기를 고려하면, 리그 4경기 연속 무승(3무1패)으로 부진한 안양전에 주전 선수들을 모두 내보내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성남 역시 주말 포항전이 있는 만큼 그동안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른 K리그1 팀들도 경기를 앞두고 선발 명단을 짜는데 고심하고 있다. FA컵 다크호스인 K3리그 화성 FC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부산 아이파크, K리그2 부천 FC를 꺾고 3라운드에 진출한 이변의 주인공 울산시민축구단(K4리그)의 안방으로 찾아가는 상주 상무, 그리고 '이웃팀' 경주시민축구단(K3리그)과 맞붙는 포항 스틸러스, K3리그 강자이자 같은 연고지 팀인 강릉시청축구단과 대결하는 강원 FC, K3리그 김포시민축구단을 상대하는 광주 FC 등이 그 주인공이다.
대부분의 팀들은 주중 열리는 경기인데다 FA컵 첫 승부인 만큼 로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FA컵 특성상 방심은 금물이다. 지난해 당시 리그 1~3위를 달리던 울산과 서울, 전북이 32강(4라운드)에서 모두 탈락했듯이 매년 FA컵에서 이변의 희생양이 나오는 만큼, 이번에도 어떤 이변이 일어날 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