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도(연상호 감독)'를 향한 세계 영화 시장의 주목도가 심상치 않다. 국내 극장 손익분기점이 절반으로 떨어질 정도로, 해외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반도'의 총 제작비는 190억원이다. 이 제작비를 국내 극장에서 회수하려면 약 524만 명의 관객이 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 영화의 실질적 극장 손익분기점은 대략 250만 명으로, 무려절반가량 줄었다. '반도'는 거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이지만, 손익분기점 수치만 놓고 보면 중급 규모 영화 수준이다. 해외 세일즈를 통해 이미 그만큼의 수익을 냈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었다.
6월 30일 투자배급사 NEW에 따르면, '반도'는 현재 총 185개국에 선판매됐다. 대만·싱가포르·홍콩·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일본 등 아시아부터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스페인·이탈리아·러시아 등 유럽, 북미·남미는 물론 오세아니아·인도·중동 등 지구촌 곳곳에 K-좀비의 위력을 떨친다. 192개국에 판매되며 한국영화의 해외 판매 신기록을 세운 '기생충'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도'의 목표는 '완판'이다. 190~200개국 정도면 한국영화를 판매할 수 있는 모든 국가의 극장에 영화를 걸었다고 볼 수 있는데, '반도'의 목표가 바로 '전 세계 완판'이다. NEW 관계자는 "개봉 전부터 이미 해외 시장에서 각광을 받았다. 여전히 관심을 가진 바이어들, 해외 영화사들이 있어서 추가 판매까지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반도'는 여러 국가에서 동시기 개봉이 예정돼 있다. 국내 개봉일인 15일에는 대만과 홍콩에서, 16일에는 말레이시아에서 개봉한다. 한국 관객의 반응과는 상관없이 영화를 선보인다. '반도'가 이들 국가에서 뜨거운 화제성과 기대감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반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상대적으로 덜해 극장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는 대만 같은 나라에서는 '반도'의 한국 개봉일만 기다리고 있다. 하루빨리 대만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는 '반도'에 국한된 경사가 아니다. 세계 속 한국영화의 성장과 현 위치를 잘 보여주는 성과다. 2016년 연상호 감독이 '부산행'으로 세계에 K-좀비의 존재를 알렸고, 이후 칸 영화제를 중심으로 세계 무대에서 한국영화가 서서히 더 큰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기생충(봉준호 감독)'이 미국 아카데미를 휩쓸며 정점에 섰다. 그렇게 한국영화는 일부 마니아의 영역에서 모두의 주목을 받는 영역으로 자리매김했다. K-좀비로 K-무비 열풍의 출발을 맡았던 연상호 감독의 신작 '반도'가 해외 시장에서 환영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만 진행된 칸 영화제 필름마켓에서도 한국영화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영국 영화 매체 스크린데일리는 '반도'와 '헤븐: 행복의 나라로' 등의 한국영화를 칸 마켓에서주목해야 할 작품으로 꼽으면서 "'기생충' 현상이 여전히 모두의 마음속에 남아있고, '부산행' 후속작 '반도'는 이미 전 세계의 매진 타이틀로 떠올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