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31)과 류지혁(26)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연이어 이탈하면서 KIA 내야진에 비상이 걸렸다. 두 선수 모두 이른 시일 내에 복귀하기 어려운 부상이어서 상승세를 타던 KIA의 동력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KIA 구단은 "김선빈이 광주에 있는 지정 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한 결과, 왼쪽 대퇴 이두근(햄스트링) 염좌 진단을 받았다. 2~3주 후 재검진을 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김선빈은 이달 내에 복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김선빈은 지난 5일 창원 NC전에서 1회 초 2루 땅볼을 치고 달리다가 NC 1루수 강진성의 발을 밟고 넘어졌다. 그라운드에 오랫동안 쓰러져 있던 그는 결국 구급차를 타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튿날 검진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앞서 김선빈은 지난달 9일 수원 KT전에서 5회 결승 2루타를 때린 뒤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바 있다. 곧바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그는 보름을 쉰 뒤에 지난달 26일 돌아왔다.
썩 좋은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도 김선빈은 맹타를 터뜨렸다. 특히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4경기 연속 3안타를 때리며 타선을 이끌었다. 멜 로하스 주니어(KT·6일 기준 0.374)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0.370) 등을 제치고 타격 1위(0.378)에 올랐다.
KIA 타선에서도 김선빈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았다. 김호령의 타격 사이클이 내려갈 때 리드오프를 맡으면서 타선을 이끌었다. 김선빈의 1번타자 타율은 0.650(20타수 13안타)에 이르렀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김선빈이 1번 타순에서 엄청난 활약을 해주고 있다. 김선빈은 어느 타순에서도 잘 칠 수 있는 좋은 타자"라고 칭찬한 바 있다. 2루수로서도 안정감 있는 수비를 보인 김선빈의 이탈로 인해 윌리엄스 감독의 고민이 깊어졌다.
류지혁의 회복 속도도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KIA 구단은 "류지혁 역시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 중이다. 2~3주 동안 재활 훈련을 병행한 뒤 재검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지혁도 이달 내 복귀는 어려운 것이다.
류지혁은 지난달 KIA가 투수 홍건희(28)를 두산에 내주고 트레이드한 자원이다. 두산에서 전천후 백업 내야수였던 그는 KIA에서 주전으로 도약했다. 타격감이 좋아 4번타자로 나선 적도 있었다. 그러나 류지혁은 지난달 14일 인천 SK전에서 주루 중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이후 3주간 치료와 보강 훈련을 해왔으나 재활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
지난겨울 KIA는 자유계약선수(FA) 안치홍을 롯데에 빼앗기면서 내야 공백을 실감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박찬호(유격수)와 김선빈(2루수)으로 키스톤 콤비를 재구성했다. 3루수 공백을 류지혁으로 메우려 했지만, 그는 이적 후 5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KIA는 김선빈이 부상을 입을 때마다 교체 출전한 김규성(23) 등으로 공백을 메울 전망이다. 3루에는 베테랑 나주환(36)이 잘 버티고 있다. 하지만 내야층이 급격하게 얇아진 건 장기 레이스에서 큰 악재다. 최근 불펜 붕괴로 신음하고 있는 KIA로서는 '내야 재구성'이 커다란 숙제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