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JTBC 예능프로그램 '뭉쳐야 찬다'에 출연한 '스켈레톤 황제' 윤성빈(26)은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타고난 스피드, 발재간, 스로인 능력까지 탁월한 축구 실력을 뽐냈기 때문이다. 어쩌다FC 멤버들도 놀랐고, 안정환 감독도 '축구해 볼 생각 없느냐'는 제안을 할 정도였다.
6일 평창선수촌 홍보대사로 위촉돼 선수촌 건립-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윤성빈은 "원래 구기종목을 좋아한다. 지금은 못 하지만 주말에도 친구들과 곧잘 축구를 했다"고 웃었다. 체대 입시를 준비했던 윤성빈은 스켈레톤 입문 전까지는 농구나 축구를 즐기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6일 평창선수촌 홍보대사로 위촉된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인 윤성빈(오른쪽)과 스노보드 은메달리스트 이상호(왼쪽), 신치용 선수촌장. [사진 대한체육회]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서 윤성빈은 대한민국 썰매스포츠의 역사를 썼다. 압도적인 기량을 발휘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여전히 윤성빈은 월드클래스다. 2019~20시즌 월드컵에선 5개(금1·은2·동2)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577일 뒤로 다가온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메달 후보로 꼽힌다. 윤성빈은 "(이번 시즌은)리처드 브롬리 코치와 (장비, 전략 등)여러 가지 시도를 했고, 지금도 준비중"이라고 했다. 윤성빈은 지난 시즌 20개나 되는 날을 바꿔가며 최적의 레이스를 위한 테스트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겨울 종목에도 영향을 끼쳤다. 대표팀은 6월까지 단체 훈련 대신 개인 훈련을 했다. 윤성빈은 "평소보다 자유롭게 훈련했다. 안해봤던 방식으로도 해봤다"며 "어차피 기술 훈련이 아닌 체력 훈련을 하는 시기인데 크로스핏을 통한 서킷 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효과적인 것 같다"고 했다. 대표팀은 이달부터는 소집 대신 비대면 훈련에 돌입했다.
썰매 종목은 코스 적응이 중요하다. 윤성빈이 평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도 높은 코스 이해도였다.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훨씬 더 많이 트랙에서 연습했다.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 코스는 올림픽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매우 낯설다. 윤성빈도 아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윤성빈은 코로나 때문에 난관에 부딪혔다. 코스를 연습할 기회가 줄었다. 윤성빈은 "지난시즌 마지막 월드컵 이후 3월에 예정됐던 호몰로게이션(올림픽 참가 후보국들이 모여 트랙을 확인하는 이벤트)이 코로나 때문에 취소되어 갈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11월로 연기됐지만 참가 여부는 불투명하다. 윤성빈은 "답답하지만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다"고 했다. 윤성빈 입장에선 다음시즌 8차 대회가 기회가 될 수 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윤성빈은 베이징에서 다시 한 번 메달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윤성빈은 "다음 시즌 대회도 취소될 확률이 높지만, 계속 준비를 하고 있다. 올림픽 시즌을 위해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