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시장 경쟁이 다시 치열하게 불붙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영환경이 악화한 가운데, 버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신제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체의 시도가 집중된 것은 '번(bun, 햄버거 빵)'이다. 앞다퉈 맛을 개선하고 모양을 바꾸고 있다.
베스트 버거에 폴더 버거까지
7일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최근 한국에서 아시아 국가 중 처음이자 세계 네 번째로 새 버거 제조법인 '베스트 버거'를 도입했다.
베스트 버거는 맛 개선을 위해 번을 더 쫄깃하고 촉촉하게 바꾼 것이 특징이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글로벌 소비자 조사 결과 소비자들이 겉은 윤기 나고 속은 부드러운 번을 선호하는 점에 주목해 번에 글레이즈 코팅을 적용했다"며 "글레이즈 코팅은 보기 좋을 뿐 아니라 바로 토스팅돼 나온 번에 뜨거운 열기와 수분을 그대로 감싸는 역할을 해 한층 따뜻하고 촉촉하고 푹신한 식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패티와 치즈 등도 개선했다. 패티의 경우 육즙을 가두기 위해 그릴 위아래 사이 공간을 9.4% 더 넓혔다.
이에 맞서 지난달 '버거 접습니다'란 문구를 담은 포스터로 소비자의 궁금증을 자아낸 롯데리아는 지난 1일 '폴더버거'를 선보였다.
폴더버거는 말 그대로 접어서 먹는 버거다. 두 장의 빵 사이에 내용물을 끼운 형태의 기존 버거와는 달리 한 장의 빵을 접은 모양이다. 빵을 접어서 깔끔하게 한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폴더버거’란 이름을 붙였고, '비프'와 '핫치킨' 등 두 가지 맛으로 출시됐다.
소비자 반응은 극과 극
맥도날드와 롯데리아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엇갈린다.
맥도날드는 베스트 버거 도입 이후 '버거 맛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와 함께 올해 4월까지 누적 매출액이 전년 대비 9% 늘었다.
실제 네티즌 'sl10*****'(ID)은 포털 뉴스 게시판에 "확실히 맛있어졌다. 얼마 전에 먹어보고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 'eric***'는 "너무 맛있어져서 3번 먹었다. 진짜 빵 바뀐 게 너무 크다"고 했다.
맥도날드는 여세를 몰아 이달 소고기 패티의 풍미와 육즙, 치즈의 부드러운 맛을 3배로 살린 한정판 신메뉴 '트리플 치즈버거'를 선보이며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반면, 롯데리아의 폴더버거는 출시 이후 네티즌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ID '7649***'는 "빵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금방 딱딱해진다. 바로 먹으면 몰라도 포장은 안 하는 게 좋다"고 적었다. 네티즌 'zmzm****'은 "아직도 먹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고 했다. 네티즌 'babo****'는 "빵이 너무 두껍다. 냉동 피자를 접어놓은 것 같다"는 댓글을 남겼다.
구독자가 400만명에 이르는 유튜버 보겸 역시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맛이 특색이 없다. 맛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빵이 너무 크다"고 혹평했다. 그는 이어 "폴더버거 세트 중 치즈 스틱이 제일 맛있다"며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실제로 어떤 맛일까. 7일 롯데리아를 찾아 폴더버거(비프)를 직접 먹어봤다.
일단 기존 버거들과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빵이다. 한장의 넓은 빵에 속을 넣고 접었다. 재료는 모두 잘게 다졌다. 멕시코 음식 타코와 유사하다.
맛은 평범했다. 피자를 접어 먹는 느낌이었다.
문제도 역시 빵이었다. 두툼한 빵을 사용해 상대적으로 빵 안의 재료들이 일반 버거보다 덜 부각됐다. 식감도 별로였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신제품 반응은 양극화로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과거 신제품 때도 그랬다"며 "일부 매장에서는 재료가 없어 조기 소진될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