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예매체에서 니쥬(NiziU)를 분석하며 내놓은 키워드다. 일본 가요계에 K팝이 스며들면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선 "니쥬가 일본의 아이돌 업계를 뿌리부터 변화시킬 것인가" "니쥬 초히트, '한국적인 일본 아이돌'이 인기있는 이유" "K팝이 세계에서 승리하는 이유" 등의 기사를 쏟아냈다. 내용에 따르면 '예쁘고 귀여우면 됐다'는 기존 일본 아이돌 문법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실력과 인성에 매력을 갖춘 진정한 아티스트만이 시장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엔터사들은 일찌감치 현지 맞춤형 그룹을 준비해왔다. SM에서는 2012년 엑소-M과 엑소-K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확인했고, 이후 NCT를 론칭해 지역 거점형 그룹을 내세웠다. 한국에 NCT 127이 있다면 중국에는 형제그룹 WayV가 있다, 니쥬는 박진영이 앞서 강조했던 JYP의 기업 비전인 ‘현지화에 의한 글로벌화’ 전략으로 만들어진 그룹이다. 일본 최대 음반사 소니뮤직과 협업해 멤버 선발부터 트레이닝, 기획, 제작, 매니지먼트까지 모든 과정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총괄프로듀서로는 박진영이 나서 K팝의 색깔을 덧입혔다.
JYP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오리콘에 따르면 니쥬는 6월 30일 발매한 프리 데뷔 디지털 미니 앨범 'Make you happy'(메이크 유 해피)로 13일자 오리콘 주간 합산 앨범 랭킹 정상에 올랐다. 실물 음반 없이 디지털 포인트만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은 니쥬가 최초다. 니쥬는 또 6월 29일~7월 5일 집계 기준 디지털 앨범, 디지털 싱글, 스트리밍 부문의 3개 주간 차트 1위에 올라 3관왕을 차지했다. 신인으로선 처음이자 여성 아티스트 최고 성적이다.
현지화를 내세운 니쥬에 앞서 아이즈원도 비슷한 흐름을 가져갔다. 일본의 AKB 48 시스템과 손잡은 Mnet '프로듀스 48'의 프로젝트 그룹인 아이즈원은 K팝과 J팝의 합작을 성공적으로 이뤄내 호평을 받았다. 한국과 일본의 별도 프로듀서를 두고 각 나라의 색깔에 맞춘 노래를 발매하고 활동 중이다. 가요 관계자는 "현지 시장을 잘 아는 대기업과 손잡아, 그룹 론칭부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데뷔 아이돌도 일본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븐틴은 국내 활동 음반인 미니 7집 '헹가래'로 오리콘 주간 앨범 랭킹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해외 남성 아티스트로서는 백스트리트 보이즈 이후 12년 8개월 만에 깬 기록이다. 놀라운 현지 파급력을 바탕으로 9월 9일에는 일본 미니 2집 '24H'를 발매를 예고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독보적이다. 지난 2월 발매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은 42만9000여장의 판매고로 '오리콘 상반기 랭킹 2020 작품별 판매수 부문'의 '앨범 랭킹' 정상에 올랐다. 일본인이 아닌 해외 가수 앨범이 오리콘 상반기 앨범 판매량 1위에 오른 것은 1984년 마이클 잭슨의 명반 '스릴러'(Thriller) 이후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은 15일 일본 정규 4집 'MAP OF THE SOUL : 7∼THE JOURNEY∼'를 발매하고 열기를 이어간다.
현지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방탄소년단, 세븐틴, 트와이스 등 K팝에 대한 선호가 높다. 일본어 음반을 내는 형태로 인기를 얻는 것이 아니라 K팝이 현지 가요계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어, 아이돌 시스템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보여진다. K팝을 보고 자란 세대들이 아이돌을 꿈꾸거나, 실제로 K팝을 시스템을 거친 아이돌이 다수 데뷔하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