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와 주중 3연전을 치르는 류중일 LG 감독은 "김민성에 대해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며 웃었다. 주전 선수의 연이은 부상 이탈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류 감독은 이형종(외야수)과 고우석(투수)에 이어 김민성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류 감독은 "김민성이 이번 주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출장할 예정이다"며 "햄스트링 부상은 선수 본인이 직접 뛰어봐야 복귀 시점을 알 수 있다. 통증이 없다면 다음 주 초 1군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전했다.
김민성은 개막 한 달 만인 6월 14일 잠실 롯데전에서 주루를 하다 왼 내전근 부상을 당했다. 그는 다음날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김민성이 한 달 넘게 돌아오지 못하는 사이, LG는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주전 선수가 연이어 부상으로 이탈한 LG는 주전 선수와 백업 선수의 기량 차가 큰 편이다. 특히 3루 포지션이 더 그렇다. 다른 포지션과 달리 LG에서 김민성은 대체 불가능한 선수다.
그가 떠난 자리에 구본혁과 백승현, 장준원 등 신예 선수들이 투입됐지만, 공백을 메우기 어려웠다. 김민성 이탈 후 붙박이 3루수로 나선 선수가 없다는 현실이 이를 보여준다. 수비도 그랬지만, 공격에서도 '쉬어가는 타순'이 됐다. 14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대수비로 나온 백승현이 0-2로 뒤진 8회 무사 2·3루에서 한동희의 내야 땅볼 때 1루 송구 실책을 범했다. LG는 이후 3점을 내줬다.
LG는 지난 몇 년 동안 3루 포지션 때문에 고민했다. 루이스 히메네스 등 외국인 3루수를 뽑기도 했다. 그래도 공백을 메우지 못해 지난해 개막 직전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으로부터 김민성을 영입했다.
LG 유니폼을 입은 김민성은 특별히 두드러지진 않아도 내실 있는 수비로 팀의 약점을 메워왔다. 수비 범위가 넓진 않으나, 기본기와 안정감을 갖춘 3루수로 활약했다. 타석에서도 올 시즌 타율 0.288, 15타점을 올렸다. 특히 로베르토 라모스의 다음 타순인 5번 타자로 나서 결정타를 날리기도 했고, 득점 찬스를 이어가기도 했다.
LG는 김민성이 3루를 맡으면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연결 흐름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민성까지 복귀하면 부상에서 돌아올 남은 선수는 '현역 최고령 타자' 박용택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