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31)은 올 시즌 4승 5패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 중이다. 지난 2년간 보여준 활약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KBO 리그 첫 시즌이었던 2018년에는 9승 4패 평균자책점 3.07, 지난해엔 14승 7패 평균자책점 2.92를 올렸다. LG는 물론 리그에서 손꼽히는 에이스였다.
올해 LG 마운드의 계산은 완전히 빗나갔다. 1~2선발 윌슨과 켈리가 4점대 평균자책점에 머물렀고, 3선발 차우찬은 부진을 거듭한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대신 정찬헌과 이민호·임찬규 등 4~5선발진의 활약으로 중위권에서 버티고 있다.
윌슨은 지난 15일 사직 롯데전에서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면서 3연패를 탈출했다. 그는 "나 자신도 그동안 너무 답답했다"고 털어놓았다. 2018~2019년 2할4푼대였던 그의 피안타율이 올해 0.275로 올랐다.
올 시즌 윌슨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시속 142㎞에 그치고 있다. 2018년 145.7㎞, 지난해 145.3㎞과 비교하면 하락 폭이 꽤 크다. 시즌 초부터 구속 감소가 뚜렷하게 보였는데, 반환점을 앞둔 지금도 구속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다. 윌슨을 비롯해 켈리, 로베르토 라모스 등 LG 외국인 삼총사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 종료 후 고국으로 돌아갔다. 지난 3월 초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했던 탓이다.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세가 수그러들자 3월 말 입국한 이들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권고로 2주간 자가격리를 했다.
윌슨은 "난 올해 구속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모든 선수에게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즌 준비가 쉽지 않았다. 신체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변명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윌슨은 에이스의 임무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난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더 갈고 닦고 있다.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스스로 위축되거나 기분 나빠할 필요는 없다. 점점 최고의 컨디션(투구)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해 던질 것이다. 내가 어떤 투수인지 찾고 싶다. 올해는 나 자신에게도 새로운 도전의 시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