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무승, 그것도 두 번은 무승부다. 이 정도로 '부진에 빠졌다'고 표현하긴 민망하다. 전북 현대가 아니라 다른 팀이라면 분명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전북이기에, 그들이 7월 세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수상할 수밖에 없다.
6월까지 승승장구했던 전북의 기세가 급격히 꺾였다. 전북은 1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부리그) 2020 1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다, 후반 32분 이승기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인천의 첫 승 제물이 되는 상황은 간신히 피했다. 그러나 이날 무승부로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에 빠진 전북으로서는 여러모로 성에 차지 않는 결과였다.
전북은 6월의 마지막 경기였던 9라운드 울산 현대전까지 5연승을 달리며 순위표 최상단을 지켰다. 라이벌 울산을 적지에서 2-0으로 완파하며 승점을 4경기 차로 벌렸을 때까지만 해도 전북이 독주 체제를 굳히는 듯싶었다.
7월이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5일 열린 10라운드 상주 상무와 원정 경기에서 0-1 패배를 당한 전북은 안방에서 치른 11라운드 성남 FC전에서도 전반에만 두 골을 먼저 내준 뒤 후반에 따라붙어 2-2로 비겼다.
분위기가 급격히 처진 전북은 12라운드에서 리그 최하위 인천과 만났다. 첫 승에 목마른 인천이 전북보다 더 간절했다. 전북은 전반 5분 만에 지언학에게 벼락같은 선제골을 내줬고, 어려운 경기를 치른 끝에 겨우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리그 3경기 무승, 1위 울산(승점29)과 승점 차는 3점으로 벌어졌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의 표정에서도 여유가 사라졌다.
7월 치른 리그 3경기에서 2무1패, 3득점·4실점의 성적표는 전북이란 브랜드에 걸맞지 않게 초라했다. 지난 15일 FA컵 16강전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를 더하면 4경기 연속 무승이다. 전남전은 90분 동안 1-1로 비긴 뒤 연장전에 들어가 3-2 승리를 거뒀지만,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5경기 전승을 기록하며 10득점·2실점으로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보였던 6월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모라이스 감독도 "최근 3경기에서 많은 문제가 보였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득점력"이라며 "득점할 수 있는 장면에서 골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북은 상주전에서 슈팅 11개(유효슈팅 5개)를 기록하고도 무득점에 그쳤다. 성남전에선 슈팅 23개(유효슈팅 12개)를 때렸으나 2골에 그쳤다. 인천전에서도 슈팅 18개(유효슈팅 4개)를 날리며 상대 골문을 위협했지만 골로 연결된 건 하나뿐이었다.
결정력 부족은 전북의 고민거리인 외국인 선수 문제와 연관해 생각할 수 있다. 12라운드를 치른 현재 팀 득점 1~3위에 위치한 울산(27골) 포항(25골) 대구(22골)의 경우 각각 주니오(14골 2도움) 일류첸코(9골 4도움) 세징야(7골 3도움)라는 확실한 외국인 '해결사'들이 있다. 이와 비교하면 전북은 한교원(5골 4도움)과 이동국(4골) 등 국내 선수들의 활약으로 버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새로 합류할 구스타보 엔리케와 모두 바로우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전북은 이동국이 부상으로 빠지고, 벨트비크가 K리그2 수원 FC로 이적하면서 최전방 공격수 옵션이 줄어들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새 선수들의 몸 상태는 아직 100%가 아니다. 꼭 필요한 포지션인 만큼 하루빨리 적응해서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