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라도 경기장 안팎에서 팀을 위해 희생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한다. 제2의 전성기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
기성용(31)의 컴백 기자회견은 11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 스타 플레이어의 열정과 미디어의 취재 열기로 후끈했다. 선수는 진지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팀에 보탬이 될 자신이 있다”고 했다.
기성용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입단 기자회견에서 등번호 8번이 찍힌 유니폼을 받았다. 계약기간은 2023년까지 3년 6개월(옵션 1년 포함)이다.
올해 초 서울 복귀를 추진하다 협상이 결렬되는 아픔을 맛본 것에 대해 기성용은 “1월 협상 때 나도 구단도 감정이 상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부분”이라 언급했다. 이어 “이제부터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팬들도 응원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11년간의 유럽 생활을 마치고 복귀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했다. 이제와서 외국에 가족과 다시 나가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이 있었다”며 “K리그 복귀를 늘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서울과 두 번째 협상에서 동기부여를 가지고 이 팀에서 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했다
기성용은 “지난 1년 간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적어 힘들었지만,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10여년 간 바쁘게 살았는데, 나름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최근 근황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제부터 차근차근 경기에 나서면 제2의 전성기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대표팀 복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살짝 당황해하던 그는 “중요한 것은 몸을 빨리 만드는 것”이라면서 “내가 10여년 간 몸담았던 대표팀은 부담이 큰 곳이다. 어린 선수들보다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을 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은 상태이고, 대표팀이 정말 어려운 상황이 돼서 이야기가 나온다면 그때 가서 고민해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기성용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 소속으로 K리그 80경기에 출전해 8골 12도움을 기록했다. 이후 유럽 무대로 진출해 셀틱(스코틀랜드),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마요르카(스페인) 등을 거쳤다.
A매치에서는 110경기에 출전해 10골을 넣었고, 2010년 남아공 대회를 시작으로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등 세 번의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