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차 모델에서 이제는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 배우로 첫 발을 내딛는 이현이의 각오는 사뭇 남달랐다. 진짜 신인의 자세로 돌아간 듯 여유로움과 긴장감이 뒤섞인 모습이었다.
이현이가 연기에 첫 도전하는 시트콤 '놓지마 정신줄'은 정신줄을 놓고 살아가는 한 가족의 친근하면서도 유쾌한 일상을 담은 가족 시트콤이다. 시트콤이 그러하듯 부담없이 볼 수 있는 편안한 콘텐츠. 앞서 공개된 하이라이트에도 이현이의 연기는 눈에 훅 들어온다. 말이 없고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까지 기존의 이미지와 다르지만 정작 본인은 실제 이현이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놓지마 정신줄'은 31일 오후 6시 KT Seezn·유튜브서 공개되며 8월 6일 JTBC에서도 방송된다.
-첫 연기 도전이라 소감이 남다를텐데. "이전에는 감히 연기에 도전할 생각이 없었다. 내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사무실에 왔는데 '놓지마 정신줄' 대본이 있었다. 그냥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었고 '이 작품에 꼭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정극보다는 시트콤이라 그런지 재미있는 요소도 많고 처음으로 '이 작품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오디션을 세 번이나 봤다고. "보통의 오디션처럼 주어진 대사를 보고 연기하는걸 지켜보더라. 자연스러움을 계속 요구했다. 사실 감독님이 만들어준 결과물이다. 하루 전날 까지도 '같이 하자'가 아니라 회사로 연락하겠다고 했다. 가까스로 되지 않았나 싶다."
-연기에 대한 부담이 컸을텐데. "사실 연기를 하고 싶다고 꿈꾸진 않았다. 오디션을 세 번이나 보니 욕심이 생기더라. 오디션 때부터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생겼고 늘 마음에 품었다. 절대 함부로 뛰어든 영역은 아니다. 조심스럽고 부담도 많이 됐다."
-연기를 배웠나. "연극계에 있는 선생님에게 배웠다. 발음과 발성을 많이 신경 썼다. 그런데 아무래도 배우는 연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틀에 갇혀 있다. 오디션때 그런 연기를 했더니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더다. 감정을 표현하는게 중요하다고 해서 기술적인 면을 내려놓으니 조금 편해졌다. 힘이 바짝 들어가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덜어냈다."
-하다보면 욕심 나는게 연기인데. "맞다.(웃음) 처음에는 어리바리하다가 회차가 지날 때마다 욕심이 계속 생기더라. 촬영하고 돌아서면 '아 한 번 더 하고 싶은데'라는 아쉬움이 계속 생기더라."
-당연히 힘든 점이 많았을텐데. "극중 남편으로 나오는 정상훈 선배님이 A부터 Z까지 알려줬다. 나만 촬영하는 신에도 안 가고 대사를 다 맞춰주는 등 친절하게 알려줘 힘들 수가 없었다. 몸을 쓰는 장면이 많다. 아무래도 처음하다보니 대사도 벅찬데 몸 까지 쓰니 힘들더라. 리허설을 수업이 하면서 합을 맞췄다."
-극중 캐릭터는 조금 거친 면이 있다. "실제 성격과 비슷한 점이 많다. 집에 가면 말이 없다. 극중에서도 대사가 많이 없다. 단란한 가정을 꾸리기 위한 엄마의 노력이 극중에 드러나는데 실제로 아이 낳기 전엔 나도 정신줄을 놓고 살았다. 엄마로 느끼는 감정을 똑같이 경험해 동질감을 느꼈다."
-촬영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이것도 정상훈 선배의 역할이 컸다. 정말 분위기 좋게 현장을 만들어줬다. 그런 모습이 좋았고 배우고 싶었다."
-16년차 모델이지만 연기는 첫 발을 내딛었다. "이번 작품에 참여하며 무엇보다 감사한 건 올해 서른 여덟인데 새로운 걸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이다. 도전하는걸 좋아한다. 그런데 그 도전이 항상 쉽진 않다. 이 나이에 신인 자격으로 첫 연기에 도전하는 큰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 감사하다. 그래서 지금하고 있는 모든 분야의 일이 다 재미있다."
-주변의 반응도 궁금하다. "상상도 못 했다고 하더라. 유일하게 남편만 '연기를 해야했다'고 하더라. 남편이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왜 그렇게 반응했나. "평소 재미없어서 예능보다 주어진 대사를 읽고 디렉션을 받는 연기가 낫다는 뜻이더라. 평소에 스스로 웃기다고 자부했는데 예능을 하며 무언가에 갇힌 듯 재미가 없어라.(읏음)"
-연기가 좋지 않으면 대중의 쓴소리도 감수해야한다. "완성본을 보지 못 했고 어떻게 드러날지 감이 안 오니 어떤 말이 오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다음 단계를 위한 초석으로 더 나음을 위함이라고 본다. 다행히 성격이 무던하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라면 깊이 새기지만 원색적인 비난에 타격을 받진 않는다."
-관전포인트를 꼽자면. "시트콤은 시청자들이 볼 때 진입장벽이 낮지 않냐. 앞뒤 내용을 염두하며 볼 필요도 없고 가볍게 보고 중간 이입도 자유롭다고 본다. 그런 매력이 많이 묻어난 작품이다. 예능처럼 부담없이, 신선한 콘텐츠라고 생각하니 꼭 한 번은 봤음 좋겠다."
-올해 남은 계획이 있나.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게 취소됐다. 모두가 힘든 시기다보니 잘 이겨냈음 좋겠다. 개인적인 욕심은 하반기에 한 작품 더 참여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