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숙현 선수의 사망사건을 계기로 교육부와 각 지역 체육회에서 선수들에 대한 가혹행위 여부를 전수조사 중인 가운데 여자 조정팀 감독이 소속 선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충북 충주시는 시청 여자 조정팀 선수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 감독 A씨를 파면 조치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일부 여성 선수를 승용차나 숙소에서 신체를 더듬거나 밤늦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03년 창단한 충주시 여자 조정팀에는 선수 6명이 소속돼 있다. 이중 성추행 피해를 제기한 선수들은 3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체육회 관계자는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한 성추행 의혹은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 이후 충주시가 실업팀 선수를 면담하는 과정에서 제기됐다. 충주시는 체육계 폭력 실태 조사를 위해 지난달 시청 직장운동경기부 5개 종목 선수 40여 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시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는 자체 조사를 통해 A씨의 성희롱·성폭력 행위를 확인하고 지난 24일 직위해제한 데 이어 최근 열린 시 직장운동경기부 운영위원회에서 파면하기로 결정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는 앞으로 여성 감독을 우선 임용하고, 여성 전문 트레이너도 채용키로 했다”며 “직장운동경기부 선수들에 대한 수시 면담을 강화해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피해를 호소하는 B씨 등의 의사를 반영해 A씨를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A씨는 “억울한 부분도 있지만, 기관 조사를 마친 상태라 더는 답변할 게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