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강철비' 시리즈의 기둥이자 중심, 정우성이다. '강철비' 북한 최정예 요원 엄철우에 이어 '강철비2: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를 연기한 정우성은 현재 진행형인 남북관계를 주축으로 한반도 상황을 관통하는 '강철비' 시리즈의 실질적 화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어려웠고, 외로웠지만 독특한 기획으로 한국영화 시리즈화의 유행을 따르는 것은 물론, 깊이있는 메시지까지 전하며 배우 개인적으로도 연이은 인생캐릭터를 탄생시키는데 성공했다. '정우성표' 대통령은 평화와 함께 '안구 복지'까지 이끄는 완벽함을 뽐냈다.
이젠 매 작품 '정우성의 선택'이라는 이유만으로 신뢰와 납득을 더한다. 그만큼 고민도 많고 뒤따르는 시선도 다양해졌지만, 그럴 수록 더해가는건 깊이감 뿐이다. 더 이상 올라갈 곳 없는 위치에서 여전히 '성장'의 그림자가 뒤따르는건 정우성이 그만큼 제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긍정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걸 뜻한다. 이젠 배우를 넘어 감독, 제작자로까지 영역 확장을 준비 중인 상황. 후배들의 롤모델이자 수 많은 이들의 인생 롤모델로 주저없이 꼽히는 이유를 정우성은 오늘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연기하기 가장 어려웠던 신은 무엇이었나. "솔직히 말하면 영화 자체가 어려웠다. 하겠다는 결심하기 전까지가 제일 어려웠던 것 같다. 작품마다 도전하고 이겨내야 하는 지점들이 다르다. 때론 육체적일 수 있고, 때론 감정적일 수 있다. 한경재 같은 경우는 개인적 감정에 충실한 인물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맞다고 믿는 신념을 위해 억눌러야 히는 것들이 많아 그런 부분에서는 가장 까다로웠다."
-핵잠수함 액션에 대한 호평이 상당하다. "꽤 잘 빠진 것 같다.(웃음) 세월이 흐르니까 장비들이 확실히 좋아진다. 20여년 전 '유령' 때와는 전혀 다른 현장이었다. 그땐 그저 상상만으로 표현했다면, 지금은 세트와 환경이 완벽하게 구현된다. 촬영 전 잠수함 시뮬레이션 교육을 통해 살짝 느끼기도 했고, 실제 촬영을 할 때도 경사와 흔들림이 발생하니까 연기에는 어려울 것이 전혀 없었다."
-양우석 감독은 전문가 수준의 해박함을 자랑하더라. "'이 양반 잠은 언제자나' 싶었다. '뭘 이렇게 많은 것을 공부했을까' 초반에는 신기했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질문을 안 했다.(웃음) 감독님 인터뷰 하면 편집하기 힘들지 않나. 질문을 던지면 계속 연결되는 스토리가 나온다. 그래서 난 아예 안 한다."
-'강철비3'가 기획된다면 또 만날 수 있을까. "일단 시라니오를 보고.(웃음) '강철비'를 찍을 때도 '강철비2'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감독님도 즉흥적으로 '해야겠다' 생각하신 것 같다. '강철비3'도 아직까지는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 우리끼린 장난삼아 '공중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긴 했는데, '톰 크루즈는 실제로 조종사 자격증이 있고 제트기도 몬다는데 우리는 어떡하지?' 걱정부터 했다. 하하."
-정치적 견해로 인해 양우석 감독과 세부적 요소 등에 대해 논의한 것도 있을까. "그렇다고 무언가를 바꾸지는 않았다. 질문만 던졌을 뿐이다. 영화가 나오는데 정치적 입장이 개입되면서 영화를 영화로 안 보고 다르게 판단해버린다. 어느 순간 '정우성은 정치적이다'가 돼 있더라. 근데 난 정치적 발언을 한 적이 없다. 그냥 알아서 정치적인 예로 판단해 정치적 발언으로 만들더라. 감독에게도 '난 그러한 시선이 개입될 여지 많은 배우인데, 영화에 얹혀졌을 때 영화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는 의견을 건네기도 했다. 그럼에도 양우석 감독은 나를 택했다. '배우 정우성'을 마음에 들어하셨던 것 같다."
-코로나19 시국, 상반기와 여름시장 두 편의 작품을 개봉하게 됐다. "모두가 함께 겪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나만 특별하거나, 영화만 특별한 상황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내 개인적인 일상은 사회적 거리두기 전과 후가 크게 다르지 않다. 솔직히 똑같다. 그래서 '내가 이상하게 불편함을 못 느끼는 건가?' 싶기도 했다.(웃음)"
-배우, 감독, 제작자로 활발한 활동을 준비 중이다. "현재 연출작인 '보호자'는 후반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제작하는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는 8월 말 촬영을 시작한다. 절친 이정재가 연출하는 '헌트'는 이정재 감독에게 물어보는게 가장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