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는 지난 8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15라운드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끝내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지난해 3전 전승, 올 시즌 2라운드에서도 승리하며 '수원 킬러'로 평가받던 울산이 한 발 뒤로 물러났다.
이번 무승부로 울산이 가지고 있던 최고의 흐름은 끊겼다. 이전까지 FA컵을 포함해 7연승을 내달리던 울산은 8연승에 실패했다. 무득점도 뼈아프다. 올 시즌 최고의 폭발력을 뽐내던 울산의 화력도 잠시 힘을 잃었다. 울산은 올 시즌 리그와 FA컵 그리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등 모두 포함해 총 18경기를 치렀다. 이중 무득점에 그친 경기는 2경기에 불과하다. 지난 6월 28일 전북 현대와 K리그1 9라운드(0-2 패)에 이어 이번 수원전이 두 번째다. 리그만 따지면 6경기 만에 골을 넣지 못했다. 5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K리그 최고 공격수로 거듭난 주니오 역시 득점 행진이 멈췄다. 연승도 끊겼고 골도 넣지 못한 리그 1위 울산은 승점 36점으로 2위 전북(승점 35점)에 1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처음으로 홈 구장에 관중들을 초대한 상황에서 승리하지 못해 아쉬움은 더욱 컸다.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 전북과 격차가 좁혀졌다고 조급해할 필요도 없다. 한 시즌, 장기레이스에서 한 번 쯤 쉬어갈 타이밍은 필요하다. 세계 그 어떤 강팀이라도 시즌 내내 최고의 모습을 유지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쉴 타이밍이 왔을 때 어떤 준비와 어떤 의지로 재무장하는 것에 따라 강팀으로 갈 것인지, 하락세를 탈 것인지, 두 갈래 길이 열린다. 지금 울산은 연승이 멈췄다는 것에 자책하기 보다 뒤를 한 번 돌아보면서 보완책을 만들어 또 다른 연승을 위해 다시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울산은 여전히 K리그1 1위다. 지금 이순간 울산이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또 K리그1에서 유일하게 30골을 돌파한 울산은 34골로 독보적인 팀 득점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주니오 역시 18골로 압도적인 득점 1위다. 울산과 주니오 모두 역대급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모든 팀들이 우러러보는 팀이다.
김 감독은 올 시즌 항상 "상대를 신경쓰지 않는다. 울산이 가지고 있는 것, 준비한 것을 보여주면 된다. 우리의 강점을 그라운드에서 드러내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팀을 재정비해 다시 강점을 전면으로 드러내면 된다. 수원전 무승부 이후에도 김 감독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쉽다. 문제점을 보완해서 다음 경기를 승리하겠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다음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