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전국투어가 서울에서 막이 올랐다. 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도 팬심은 막을 수 없었다. 네 번의 공연 연기 끝에 어렵게 성사된 공연에 팬심은 불타올랐고 출연자들은 꽉 찬 세트리스트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미스터트롯' 전국투어 서울 공연이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지난 7일부터 열렸다. 당초 TV조선 '미스터트롯' 방송이 끝난 4월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총 네 차례에 걸쳐 연기됐다. 제작사는 앞서 세 차례 연기 끝에 지난달 24일부터 좌석간 거리 두기를 적용해 공연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관할 구청인 송파구가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려 또다시 1·2주차 공연을 미뤄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제작사가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냈지만 기각됐고, 이후 송파구청은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명령을 '방역지침 준수 집합제한 명령'으로 완화하는 등 '미스터트롯' 측과 협의에 성공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공연은 철저한 안전 수칙을 준수했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실관람자 기준 문진표를 작성해야 입장이 가능했다. 또 신분증 확인 후 체온 측정을 하고 열이 있는 관객은 입장을 제한했다. 좌석도 띄어 앉기 정책을 따랐으며, 공연장 내에선 단체 행동 금지 등 사전 안내를 고지했다. 관람객에 따르면 공연이 끝난 후에도 퇴장 절차에 따라야 했다. '몇 구역 어디부터 어디까지 일어나라'고 전광판에 안내 멘트가 나와 구역 별로 퇴장을 하느라 공연장을 나오는 데까지 1시간 이상이 소요됐다는 전언이다. 한 관람객은 "다른 공연과 비교하면 조용한 콘서트 현장이었다. 박수 소리나 흥을 이기지 못한 작은 호응 정도만 나왔다. 대신 응원봉이나 슬로건을 열심히 흔드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소리가 없다고 팬심까지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공연 시작 전부터 송파구 일대가 들썩였다. 팬클럽마다 단체복을 맞춰 입고 제작한 굿즈를 나눔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하늘색은 임영웅, 파란색은 영탁, 노란색은 이찬원, 보락색은 김호중, 초록색은 정동원 등 멤버별로 상징하는 색깔별로 팬들이 모였다. LED 머리띠를 착용하거나 자체제작 슬로건을 만드는 등 10대 아이돌 팬 문화를 그대로 흡수한 분위기였다. 특히 7, 8, 9일 공연에만 김호중이 출연하기에 전국에서 김호중 팬들 모여 남다른 화력을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근처 카페에선 '김호중 부채' 등을 나눠주며 응원을 부탁하기도 했고, 근처 음식점은 임영웅 팬클럽에서 대관하는 등 응원전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미스터트롯' 멤버들도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30곡 이상을 준비했다. 방송에서 선보였던 노래들을 360도 공연장에 맞게 새롭게 편곡해 팬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무대 위 셀카 타임과 하트 애교 시간도 가져 호응을 불렀다. 코로나 19 시국에 박수로만 호응 유도하는 등 노련한 무대 매너로 팬들 들었다놨다 하며 공연을 이끌었다. 멤버들은 '여러분들 만나 울컥한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임영웅은 "여러분을 얼마나 보고 싶었나 모른다. 덕분에 이렇게 '미스터트롯' 진이 되고 광고를 찍고 예능에 출연하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즐거운 일들을 경험했다. 아무리 그래도 가장 기쁘고 행복한 일은 이렇게 여러분들과 직접 만나서 얘기하고 노래하는 것이다. 여러분들의 반짝이는 눈빛을 보니까 마음이 울컥한다. 더 많은 무대에서 만나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팬사랑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