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장 중인 광명 스피돔 피스타에 코로나19 극복과 예방을 위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륜·경정이 멈춰선 지 170여 일이 지났다. 지난 2월 23일 임시 휴장할 때만 해도 장기간 휴장을 하게 될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앞으로 언제 개장할지 미지수여서 경륜·경정사업은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
문제는 경주 중단이 경륜·경정사업의 적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종사하는 700여 명의 선수와 업계 관계자들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출전 수당과 상금을 주된 수입으로 하는 선수는 경륜과 경정에 각각 547명, 160명(7월말 기준)이 등록돼 있다. 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 이어진 경주 중단에 이들은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상당수는 대리운전, 건설 현장 막노동, 택배 상·하차 등의 부업으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기금조성총괄본부에서는 소득 공백으로 극심한 생활고에 직면한 선수들에게 최소한의 생활비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4월과 6월 두 차례 무관중 시범경주를 개최했다. 또 긴급 생활 안정자금을 지원했으나 현실을 타개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6개월 넘게 휴장 중인 광명 스피돔에서 경륜 선수들이 훈련을 마친 후 피스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한 경륜 선수는 “경주가 중단돼 생활비가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뭐든 해서 생활비를 벌어보려고 하나 쉽지 않은 현실이다”며 “게다가 수입이 불규칙한 탓에 은행 대출도 되지 않아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하루빨리 경주가 재개돼 경륜 팬들 앞에서 멋진 경주를 보여주고 싶지만 언제 재개될지도 모르는 현실이 슬프기만 하다”고 했다.
경주가 열리는 날이면 출근하는 종사원들 600여 명 역시 휴업 상태로 휴업수당을 받고 있어 월급이 줄어들었다. 미화, 경비, 안전요원 등 용역업체 근로자들도 일거리가 줄어들어 교대 근무나 휴업을 하는 실정이다. 또 경륜장과 경정장에 입점한 식당과 편의점 등 편의시설은 물론 예상지, 출주표 업체 등은 경주 중단으로 매출이 전무한 상황으로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 인근 식당, 편의점 등 자영업자들의 피해도 작지 않다.
업계 종사자들은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등은 제한적이지만 관중 입장이 허용됐는데 왜 경륜, 경정은 아직 감감무소식인지 모르겠다"며 "밀폐된 극장과 노래방과 워터파크 등도 방역 절차를 거쳐 영업한다. 그런데 사전 예약자에 한 해 입장 인원까지 제한해서 재개하겠다고 하는데…도대체 언제쯤 개장할 수 있느냐”며 답답해했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지난 7월 26일과 8월 1일부터 관중석의 10% 규모로 제한해 관중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11일부터 관중 허용치가 전체 수용 능력의 30% 이내로 늘어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