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웹툰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또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 혐오 논란으로 국민 청원까지 진행됐고 MBC '나 혼자 산다' 게시판엔 하차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기안84의 이번 여성 혐오 논란은 이달부터 연재를 재개한 '복학왕-광어인간'으로 시작됐다. 여자 주인공 봉지은이 기안그룹 인턴으로 들어가 정직원으로 입사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그 과정에서 문제가 일었다. 봉지은은 회식자리에서 배 위에 얹어둔 조개를 깨부순다.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벌이나 스펙, 노력 같은 레벌의 것이 아닌...'이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봉지은이 40대 남성 상사와 성관계를 가진 뒤 정직원으로 합격했다는 내용이 암시돼 여성 혐오 논란으로 번졌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웹툰 연재 중지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성관계를 해 대기업에 입사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을 희화화해서 그렸다'고 지적, '이전부터 제기됐던 논란을 뛰어넘을 만큼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어 국민청원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청원 동의는 하루 만에 6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네이버 웹툰 측은 일부 장면을 삭제 및 수정했다. '작가 개개인의 창작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고 있지만 작품과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사안들을 작가들에게 환기시키고 작품에 대해서도 긴밀하게 소통하겠다. 구독자들의 의견 또한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역시 '추상적인 입장'일뿐이라는 질책을 받았다. 국민청원에서 그치지 않고 기안84가 출연 중인 '나 혼자 산다' 하차 요구로 번졌다.
물론 일부에선 막장 드라마나 영화가 더 많다면서 작가의 표현의 자유, 웹툰을 하나의 예술적 장르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눈여겨 볼 점은 기안84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에도 여성 혐오나 장애인 비하, 인종 차별 등으로 논란에 오르내렸다.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는 건 문제가 있다. 기안84는 과거의 기안84가 아니다. 현재 본인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그만한 영향력과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에서 자기가 표현하는 것들이 대중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과거에 이어 논란이 거듭된다는 건 더욱 심각하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제기된 '작가의 표현의 자유로 봐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불성설이다. 작가의 표현의 자유라고 해서 모든 게 다 허용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