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블. 한 시즌 동안 리그와 FA컵,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모두 석권하는 것을 의미한다.
트레블을 위해서는 리그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하부리그 팀들이 거세가 도전하는 FA컵에서 승리해야 하며, 각 리그 최고의 팀들이 모이는 유럽대항전에서도 최강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전력이 좋아도 전략과 승부수가 다른 3개 대회를 동시에 정복하는 건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100년이 넘은 유럽 축구 역사에서, 트레블은 극소수의 팀들만 누릴 수 있는 기적 같은 영광이었다.
지금까지 트레블은 총 8번 등장했다. 셀틱(1966~67·스코틀랜드)을 시작으로 아약스(1971~72·네덜란드), 에인트호번(1987~88·네덜란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998~99·잉글랜드), 인터 밀란(2009~10·이탈리아), 바이에른 뮌헨(2012~13·독일)이 역사를 썼다. 바르셀로나(2008~09, 2014~15·스페인)는 유럽 최초로 2회 트레블을 달성한 팀으로 기록됐다.
2019~20시즌 유럽 9번째 트레블이 등장한다. 바이에른 뮌헨 혹은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이다. 두 팀 모두 리그와 FA컵 우승을 달성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과 함께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우승컵을 품었다. PSG 역시 프랑스 리그1 정상에 선 것과 동시에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우승을 차지했다.
트레블 달성을 위해 남은 건 UCL이다. 바이에른 뮌헨과 PSG는 거침없이 UCL 결승까지 달려왔다. 바이에른 뮌헨은 UCL B조 조별리그에서 6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16강에서 첼시(잉글랜드), 8강에서 바르셀로나, 4강에서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을 연파하며 결승에 안착했다.
PSG는 A조 조별리그에서 5승1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 도르트문트(독일), 8강에서 아탈란타(이탈리아), 4강에서 라이프치히(독일)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오는 24일 포르투갈 리스본의 이스타디오 다 루스에서 대망의 결승이 펼쳐진다. 두 팀 모두 새로운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UCL 5회 우승(1973~74, 1974~75, 1975~76, 2000~01, 2012~13)으로 바르셀로나와 함께 역대 최다 우승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에 6회 우승을 달성한다면 리버풀(잉글랜드)과 공동 3위가 된다. 또 바르셀로나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2회 트레블'을 달성할 수 있다.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도 새 역사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올 시즌 UCL에서 총 15골을 넣었다. 레반도프스키의 사상 첫 UCL 득점왕 등극은 시간문제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레반도프스키는 UCL 역대 한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에 도전한다. 2013~14시즌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소속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이탈리아)가 터뜨린 17골이 최고 기록이다. 레반도프스키가 결승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면 신기록을 세울 수 있다.
PSG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UCL 결승에 올랐다. UCL 정상에 오른다면 프랑스 리그1 역사상 두 번째 챔피언이 된다. 프랑스 클럽의 UCL 우승은 1992~93시즌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또 PSG는 프랑스 축구 역사에서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할 수 있다.
PSG가 UCL 정상을 차지한다면 킬리안 음바페는 현역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 그는 21세 나이로 리그, FA컵 우승을 경험했고,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까지 일궈냈다. 그에게 UCL 우승이라는 타이틀까지 갖는다면 '음바페의 시대'가 열린다.현재 음바페의 몸값은 1억8000만 유로(2533억원)로 세계 1위다. 여기에 UCL 우승 프리미엄이 더해진다면 그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네이마르의 반전도 기대를 받는 부분이다. 2017년 바르셀로나를 떠난 그가 PSG로 이적하자 많은 비판을 받았다. 돈만 보고 내린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또 네이마르가 UCL 우승을 경험하려면 PSG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PSG에서 UCL 우승 기회를 잡았다. 그를 괴롭혔던 부정적 시선을 한 번에 물리칠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