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로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K뷰티는 물론 글로벌 명품 화장품 기업도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을 시작했다.
미국 화장품 회사 에스티로더그룹은 21일 '코로나19 이후 사업 가속화 계획'을 내고 향후 2년에 걸친 구조조정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르면 에스티로더 그룹은 대표 브랜드인 에스티로더의 전 세계 매장 1500곳 중 10~15%를 폐쇄하고, 직원 1500~2000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연간 세전 3억~4억 달러(약 3560억~4047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에스티로더그룹은 간판 브랜드인 '에스티로더' 외에도 '맥' '바비브라운' '클리니크' 등을 거느린 유명 화장품 기업이다. 2018년 에스티로더 단일 브랜드로 4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정도로 뷰티 업계에서는 손에 꼽히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제아무리 잘 나가던 에스티로더그룹도 코로나19 앞에 손을 들었다. 에스티로더의 2020년 2분기(4~6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한 24억3000만 달러(약 2조8904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 5억4300만 달러(6458억9850만원) 순이익도 적자 전환하며 -4억5900만 달러(5459억8050만원)를 기록했다.
업계는 에스티로더가 향후 달라진 소비 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점포 구조조정과 디지털 채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뷰티 기업도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하 아모레)은 코로나19로 올 상반기 매출 2조4601억원, 영업이익은 104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3%, 영업이익은 67%나 감소한 숫자를 받아 들었다. 아모레가 가장 먼저 꺼내 든 칼은 오프라인 매장 축소다. 지난해 29개였던 아모레 화장품 매장인 '아리따움' 직영점을 10개로 축소한다. 아모레는 아리따움의 상징이자 플래그십스토어였던 라이브 강남 1호점까지 지난 5월 폐점하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굳은 의지를 보였다.
반면 온라인 분야에는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네이버와 업무협약을 맺고 데이터 기반의 신규 브랜드‧상품 개발, 글로벌 고객을 위한 글로벌 뷰티 플랫폼을 공동 개발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네이버의 빅데이터와 AI 등을 활용해 신기술 영역에서 디지털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모레는 이어 '라이브 커머스'를 정기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11번가와도 손을 잡았고, 이달 6일에는 10대 사이에 인기가 있는 온라인 패션 편집숍인 무신사와 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며 온라인 시대를 본격화했다.
LG생활건강은 이미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매장 축소를 해왔던 중저가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을 자회사에서 모기업으로 흡수통합했다. 자회사 지위를 내려놓고, 포 넓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일에는 자체 멀티 편집숍인 네이처컬렉션과 더페이스샵의 통합 온라인몰을 공식화하면서 체질 개선에 고삐를 쥐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뷰티 업계는 언택트와 함께 최대 고비를 맞았다. 면세점 시장이 축소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동시에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방식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