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의 여파로 자동차 업계의 주요 행사인 신차 출시 행사가 오프라인에서 다시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다. 판촉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신차 공개는 언택트…모터쇼도 첫선
2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최근 온라인으로 ‘4세대 신형 카니발’의 증강현실(AR) 론칭쇼를 진행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기아차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 자동차 사이트에서 진행한 이번 론칭쇼는 4세대 카니발에 적용된 신기술, 7·9·11인승별 시트 구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작동 상황 등을 연출해 기존 발표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실감 나는 방식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해당 영상은 공개 7시간 만에 네이버TV에서 5만4000명이 시청했고, 기아차 유튜브 채널 '캬TV'로는 5500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고객과 직접적인 접촉이 어려운 상황에서 AR과 같은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오히려 보다 많은 고객에게 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만큼 앞으로도 온라인으로 방향을 틀어도 신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투싼' '코나' 등 출시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27일 '스팅어'의 신차 출시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수입차 업체들도 언택트 출시 행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나섰다.
BMW코리아는 지난 25일 창립 25주년을 기념하는 8월 온라인 한정 에디션 3종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국내 시장 최초로 ‘X5 M50i·X6 M50i BMW 코리아 25주년 에디션’을 소개했으며, M340i 온라인 에디션 3번째 모델인 ‘M340i BMW 코리아 25주년 도닝턴 그레이 에디션’도 선보였다. 3종 모두 온라인 판매 채널인 ‘BMW 샵 온라인’을 통해 각 25대씩 한정 판매된다.
앞서 아우디코리아는 신형 A4·A5 출시 행사를 유튜브에서 진행했다. 푸조·시트로엥·DS 공식 수입사인 한불모터스도 '올 뉴 푸조 2008 SUV'를 온라인으로 국내 시장에 소개했다.
급기야 미니 자동차 온라인 전시회도 열렸다. 네이버는 국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 전시회 '2020 네이버 오토 브랜드 위크'를 내달 2일까지 개최한다. 행사에는 현대차와 기아차, 토요타, 렉서스, 랜드로버 등 국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들이 참여하며 5개 브랜드에서 직접 제작한 공식 콘텐트로 구성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동차 브랜드에는 고객과의 접점을, 이용자에게는 신차 구매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다채로운 콘텐트로 이용자가 기획전을 보다 안전하고 색다르게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 구매도 언택트가 대세
업계는 비대면 판매 서비스도 앞다퉈 강화하고 있다.
한국GM 쉐보레는 비대면 판매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e-견적 상담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번 서비스로 쉐보레는 고객에게 직접 매장에 방문한 것과 같은 수준의 견적 상담을 제공할 예정이다.
차량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쉐보레 전 차종의 내·외관을 고화질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다. 트림과 옵션, 액세서리까지 상세하게 선택할 수 있고 포인트·할인·결제수단·탁송 방법 등을 입력하면 상세 견적도 받을 수 있다. 실제 구매를 원하는 경우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금을 결제한 후 담당 매니저를 통해 계약을 완료하면 된다.
쌍용차는 자체 온라인 채널 구축보다는 온라인 커머스와 홈쇼핑 채널로 판매 접점을 넓히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구매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부응해 고객의 편리한 상담·구매를 돕고, 판매 라인업도 코란도 외 티볼리를 추가하는 등 판매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언택트 구매가 트렌드로 자리 잡는 시점에서 지속적인 맞춤형 마케팅 및 판매전략을 마련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도 분주하다. 아우디코리아는 전시장에 갈 필요 없이 영상으로 고객 상담을 할 수 있는 '비대면 영상 상담 서비스'도 벌이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11번가와 손잡고 '신형 티구안' 등에 대한 사전예약 행사 등을 열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시승 신청과 구매 계약을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놨고, BMW도 비대면 전자 계약서를 도입했다.
업계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향후 비대면 판매 방식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며 “5년 후 유럽에서는 전체 자동차의 3분의 1이 온라인을 통해 팔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자동차 업계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온라인 판매망 도입 등 변화가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급격한 판매 방식 변화는 자동차 영업사원 등의 고용 안정성을 해칠 수 있어 온라인 판매 직무 전환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