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첫방송돼 12회로 막을 내린 '바퀴 달린 집'은 바퀴 달린 집을 타고 전국을 유랑하며 소중한 이들을 초대해 하루를 살아보는 버라이어티. 이동식 주택을 통해 미니멀 라이프의 로망을 충족시켰다. 예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성동일·김희원·여진구가 고정 멤버로 자신들과 친분 있는 사람을 초대해 의미있는 1박 2일을 보냈다.
공효진·라미란·이정은·아이유·엄태구·하지원·이성경 등 게스트들도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사람들로 의외의 웃음을 주며 최고시청률 5%를 넘기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이제 막 종영했지만 벌써부터 시즌2를 기원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도 크다.
연출을 맡은 강궁 PD에게 시즌제의 가능성과 앞으로 계획 등을 들어봤다.
-최초 기획 과정이 궁금하다. "사실상 내 집 마련이 로또가 되어버린 현실과 내 작은 행복만큼은 포기할 수 없는 세대, 그런 현실과 그런 로망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집은 없을까에 대한 고민이 시작이었다. 집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작고 이동이 가능한 집에서 살면 빚의 부담에서 벗어나 나 자신에 집중하고 자연에 보다 가깝게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그 삶은 진정 로망일까 아니면 또 다른 현실일까의 기획 단계가 있었다."
-처음부터 성동일·김희원·여진구를 염두한 기획이었나. "마침 성동일 씨가 예능을 제안해 지금의 출연진에 맞춰서 기획을 발전시키게 됐다. 김희원 씨는 성동일 씨가 적극 추천했다. 두 사람이 같이 영화를 찍으면서 친해졌다. 김희원 씨가 무심코 '같이 예능을 하면 재밌겠다'고 한 걸 성동일 씨가 '그래? 나 잘 아는 PD 있어' 하면서 바로 나에게 연락을 했고 이후 성동일 씨의 아들 역할로 드라마를 데뷔한 여진구 씨가 합류하게 되면서 완성됐다."
-사실 여행지에 가서 음식 해먹는 뻔한 컨셉트지만 어떤 차별성을 뒀나. "누군가가 나를 위해 먼 곳까지 찾아오고 나는 그를 위해 음식과 잠자리와 하루 일과를 준비한다. 그런데 '바퀴 달린 집'이 있어서 우리 집의 앞마당 풍경이 매일 바뀌고 그 시기에 가장 맛있는 식재료를 현지에서 직접 공수할 수 있다는 게 차별점이었다."
-고정 멤버보단 게스트 위주이며 그들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많은 편집이다. "집들이가 컨셉트이기 때문에 손님이 빛날 수 밖에 없다. 너무 좋은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어서 더욱 그랬다. 하지만 '바퀴 달린 집' 중심은 그런 소중한 손님을 위해 애쓰는 우리 식구들의 마음에 있다고 생각한다. 제주도에서 공효진 씨가 자외선을 쐬지 않게 강풍 속에 타프를 치려고 애썼던 우리 식구들, 문경에서 아이유 씨를 대접하느라 진땀 흘렸던 여진구. 세 사람의 노력과 정성이 있었기에 시청자들도 흐뭇한 마음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많은 곳을 소개했다. 촬영지는 어떻게 선별하나. "한 번쯤 살고 싶은 곳이나 앞마당 삼고 싶은 곳,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은 곳 등 또한 슬리퍼 신고 갈 수 있는 거리에 신선한 제철 식재료가 나는 곳을 골랐다."
-예능에서 좋아할 엄태구라는 원석을 찾았다. "타 방송을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 지켜보는 것은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우리가 찾았다기보다는 이제 시청자들이 '말 잘하는' 사람보다 다양한 매력과 성격을 가진 사람을 더 흥미로워하고 좋아한다. 그런 매력이 잘 드러나도록 편집하는 PD들이 엄청 고생한 점도 있다."
-많은 게스트가 다녀갔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나. "정말 모든 사람이 한 분 한 분 소중하고 특별했다. 라미란·이혜리 씨를 첫 손님으로 초대한 건 정말 행운이었다. 우리 식구들이 물이 새고 전기가 끊기는 난리 속에서도 '바퀴 달린 집'을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줬다. 공효진 씨는 '머문 곳에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줬다. 이성경 씨는 제일 처음 초대에 흔쾌히 응해줬고 아이유 씨는 여진구의 매력을, 엄태구·이정은·박혁권·고창석 씨는 김희원 형의 매력을 드러내줬다. 정은지 씨 덕분에 성동일 형의 부성애를 볼 수 있었고 하지원 씨는 '바퀴 달린 집' 없었던 감성을 더해줬다. 우리 집에 와서 들려준 사는 얘기들도 너무 소중했다."
-아무래도 시즌제에 대한 궁금증이나 문의가 많다. "시청분들이 세 사람이 그리울 때나 보고싶을 때 시즌2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겨울에는 추워서 캠핑이 어려울텐데. 날씨의 제약은 없나. "집이니까 겨울에도 살 수 있어야한다고 본다. 불편함은 있겠지만 극복해야한다."
-후속 시즌이 나온다면 세 명의 조합은 그대로인지. "세 사람 덕분에 '바퀴 달린 집'이 사랑받지 않았나. 현재는 세 사람 외에 다른 식구는 생각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