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골프선수 박세리(42)가 예능계 새로운 보석으로 떠올랐다. 거침없고 솔직한 게 매력이다. 남성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역시 장착하고 있어 더욱 호감 지수를 높인다. 신 여성 캐릭터 일명 '리치 언니'다.
박세리는 프로 데뷔 20년 만인 지난 2016년 은퇴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나서 금메달 획득에 큰 공을 세웠다. 지도자로서도 성공적인 행보를 걸은 그는 교육콘텐트 회사 바즈인터내셔널을 설립해 공동 최고 경영자(CEO)로 일하고 있다. 올해엔 고정 자리까지 꿰차며 사업가에서 방송인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지난 5월 MBC '나 혼자 산다'에 처음으로 등장, 대전에서의 일상을 공개했다. 박세리의 싱글 하우스는 럭셔리 그 자체였다. 이 모습을 본 개그우먼 박나래가 붙여준 수식어가 '리치 언니'였다. 그 이후로 모든 방송에서 '리치 언니'로 통하며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오는 부와 쿨함을 과시 중이다. 그것이 비호감이 아니라 호감으로 다가오면서 예능가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 스포츠인들이 뭉친 E채널 '노는 언니' 맏언니로 합류했다. 박세리는 그간 운동에 집중하느라 누리지 못했던 노는 재미를 온몸으로 느끼며 열정 가득한 에너지를 내뿜고 있다. 함께 웃고 즐기는 모습으로 세대를 넘어 하나가 된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맏언니로서 동생들을 챙기고 케어하는 모습은 '역시 박세리'란 감탄을 불러온다.
SBS '정글의 법칙 in 와일드 코리아'에서는 남성 출연자들을 압도하는 체력과 생존력을 자랑했다. 재난 상황에서 물과 식량을 구해야 했다. 전 농구선수 허재·전 야구선수 박찬호·UFC 현역 선수 추성훈이 지쳐 멍 때리고 있을 때 박세리는 쉬지 않고 열심히 돌아다녔다. '정글 소녀 가장'의 면모를 드러내며 고둥을 모았다. "생존에 제일 약한 게 남자인 것 같다"는 말까지 던져 '가모장' 김숙을 잇는 강인한 여성 캐릭터의 탄생을 암시했다.
스포츠 스타들의 예능가 진출은 이전에도 많았지만 여성 스포츠 스타가 이토록 활로를 넓힌 건 드물었다. 남성에 비해 여성 스포츠인들이 방송가 러브콜을 받아 고정까지 꿰차지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그러나 박세리가 특유의 소탈함과 인간적인 매력, 가공되지 않은 날 것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수놓고 있다. 그것이 시청자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박세리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여성들도 할 수 있고 매력적인 부분이 많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프로그램 내에서 여성성을 요구하거나 스스로 이 점을 집중해서 보여주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도 도리어 멋있게 느껴진다"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