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는 옷 잘 입기로 정평이 난 배우다. 지난달 tvN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2로 돌아온 후에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극에서 ‘한여진 경감’ 역으로 활약 중인 배두나는 세련된 패션 감각으로 지금까지 다른 배우들이 보여줬던 드라마 속 어떤 경찰보다 남다른 패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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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숲' 배두나의 시즌1 vs 시즌2 패션 비교
시즌1부터 호평을 받았던 배두나의 패션은 시즌2에서 더욱 돋보인다. 전 시즌에서 청바지 위에 재킷과 코트를 무심한 듯 걸쳐 입는 활동적인 스타일을 보였다면, 이번엔 어깨가 큰 오버사이즈 재킷의 슈트를 주로 입는 세련된 모습을 보여준다. 오버사이즈 재킷은 최신 트렌드와 맞물려 한층 더 다양한 스타일로 변주되고 있다. 헤어 스타일 역시 전 시즌 배두나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짧은 단발에서 등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로 달라졌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시즌1에선 현장에서 뛰는 형사, 시즌2에선 경찰청 수사구조혁신단 일원으로 위치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배두나의 패션을 담당해온 스타일리스트 박세진 실장은 "경위였을 때는 현장직으로 점퍼와 짧은 재킷을 즐겨 입었다면, 이번 시즌엔 경감으로 직위가 오르고 또 수사구조혁신단이 되면서 재킷 위주로 옷을 입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즌1을 잇는 '젠더리스' 컨셉트는 고수했다. 경찰이라는 직업적 특성을 고려한 것이기도 하지만 배두나가 워낙 중성적인 이미지의 옷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배두나는 시즌1에서 종종 남성복을 입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게 살인 미수 사건이 일어난 가정집에서 현장 검증을 할 때 입었던 갈색 스웨이드 재킷이다. 이는 '생로랑'의 남성 제품으로 배두나는 여기에 아이보리색 터틀넥 스웨터와 바지를 입어 캐주얼하게 풀어냈다. 박 실장은 배두나를 "같이 일해본 어떤 배우보다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는 데 두려움이 없고, 어떤 스타일이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천부적"이라며 "남성용 옷을 입어도 세련된 모습으로 탈바꿈한다"고 평했다.
시즌2에선 남색·회색 위주의 재킷을 기본으로 한 슈트로 중성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특히 자신의 실제 사이즈보다 한두 사이즈는 큰 여유로운 실루엣을 선택해 요즘 유행하는 오버사이즈 트렌드를 반영하는 동시에 평범한 오피스룩과는 다른 멋을 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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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즌 연이어 입는 검정 롱코트
시즌2 속 '한여진'의 패션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시즌1에서 입고 나왔던 옷을 그대로 입고 나온다는 점이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검은색 코트와 길이가 긴 바람막이 스타일의 흰색 점퍼다. 이 옷은 3년 만에 돌아온 드라마를 전 시즌과 연결하는 장치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배두나가 가장 즐겨 입는 건 검정 롱코트다. 시즌2의 첫 등장 신인 경찰청 출근 장면에서 입었던 바로 그 옷이다. 얼핏 보면 가죽처럼 보이지만 반짝이는 코팅 천으로 만든 얇은 트렌치코트다. '르메르'의 2015년 가을·겨울 컬렉션 제품으로 장면마다 신제품으로 무장해도 모자란 여배우에겐 대담한 시도다. 박 실장은 "여배우가 전 시즌에 입었던 옷을 다시 입는 일은 보기 드문 일인데 이는 배두나의 제안이었다"며 "현실적으로 가자는 생각이었다. 일반적으로 코트를 하나 사면 10년도 입는다. 검정 코트도 이와 같은 상식적인 접근법이었다"고 말했다. 시즌2에서 배두나가 드는 서류 가방도 마찬가지다. 직업이 경찰인데 패션이 달라진다고 가방을 매번 바꿔 드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에 큼직한 검정 서류가방 하나를 정해 이를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