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양강 체제로 진행된 K리그1 2020. 울산은 흐름을 이어가며 1위를 지킨 반면 전북은 시즌 첫 2연패를 당하며 승점 5점차로 벌어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리그)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올 시즌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두 팀은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다. 지난해 같은 우승 레이스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했다. 시즌 중반까지 이런 양상이 뚜렷했다. 리그 1위와 2위에는 울산과 전북을 제외한 그 어떤 팀도 오를 수 없었다.
시즌 종반으로 향하자 팽팽한 긴장감이 줄어들었다. 전북은 18라운드 강원 FC전(1-2), 19라운드 성남 FC전(0-2)에서 시즌 첫 2연패를 당했다. 전북이 2연패를 당한 건 3년 반 만이다. 전북은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로 떠난 김진수(28)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공격력도 예전같지 않다. 올 시즌 최대 위기다.
울산은 19라운드 FC 서울전(3-0), 19라운드 광주 FC전(1-1)에서 패배하지 않았다. 올 시즌 최고의 무기인 득점 1위 주니오(34)의 감각이 여전히 살아있었다. 울산의 흐름은 꺾이지 않았다.
두 경기 결과에 두 팀의 희비는 갈렸다. 1위 울산은 승점 46점을 쌓았고, 2위 전북은 승점 41점에서 멈췄다. 두 팀의 격차는 5점. 올 시즌 최대 격차다. 전북이 뒤집기 위해서는 최소 두 경기가 필요하다. 사실상 양강구도가 허물어졌다고 할 수 있다.
광주전 무승부 후 김도훈(50) 울산 감독은 "다른 경기를 신경 쓰기보다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결과도 가져와야 한다. 지금 전북에 앞선다고 해서 앞서는 것이 아니다. 마지막까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연패를 당한 호세 모라이스(55) 전북 감독은 "좋은 경기를 했지만 쉽게 골이 나오지 않았다. 강원전과 마찬가지로 수비 실수가 반복적으로 나왔다. 보완해야 할 점이다. 울산과 차이가 나지만 전북은 우승을 향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승권의 판도처럼 강등권의 판도도 바뀌었다. 올 시즌은 상주 상무와 함께 꼴찌 12위 한 팀이 K리그2(2부리그)로 강등된다.
강등권 경쟁 중인 수원과 인천의 승점차는 단 3점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시즌 초반은 인천 유나이티드의 독주였다. 유일하게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바닥으로 떨어졌다. 모두가 인천의 강등이 유력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잔류왕' 인천의 저력이 최근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성환 감독 부임 이후 반전 동력을 찾은 인천은 19라운드에서 강원 FC에 3-2로 승리했다. 간판 공격수 스테판 무고사(28)가 부활을 알렸다. 그는 해트트릭을 작렬하며 인천의 승리를 책임졌다. 시즌 3승(5무11패)을 챙긴 인천의 승점은 14점까지 올랐다.
인천이 비상할 때 11위 수원 삼성은 추락했다. 수원은 19라운드에서 상주에 0-1로 패배하며 승점 17점에 머물렀다. 두 팀의 격차는 3점.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 피 말리는 강등 전쟁의 시작을 예고하는 것 같다.
조성환(50) 인천 감독은 강원전 승리 후 "코치진이 전략적으로 잘 준비해야 하고, 선수들은 실수를 줄여야 한다. 실수가 잦으면 잔류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매 경기 집중력을 발휘할 생각"이라며 결연함을 드러냈다.
주승진(45) 수원 감독대행은 "그동안 너무 많은 실망감을 안겨드렸다. 팬들도 힘들었을 것이다. (팬들의 비판도) 우리를 깨우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잘 받아들이겠다. 좋은 모습으로 경기를 해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