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서 심정수 전 선수의 아들 심종원이 타격 테스트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헤라클레스' 심정수(전 삼성)의 아들은 KBO리그에 입성할 수 있을까.
KBO는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선수와 고교·대학 중퇴 선수를 대상으로 트라이아웃을 열었다. 총 8명(타자 7명·투수 1명)이 참가한 올 시즌에는 마이너리그 유턴파가 다수 참가했던 예년과 달리 주목도가 떨어졌다.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미지명 뒤 독립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대부분이었다.
A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마이너리그 경력을 갖춘 선수가 아예 없다. 참가한 선수들이 이전보다 약한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KBO는 2013년부터 트라이아웃을 열어 국외에서 뛰거나 독립리그 소속 선수들이 평가받을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김동엽과 이학주(이상 삼성), 하재훈(SK), 이대은(KT)을 비롯한 마이너리그 경력자는 물론이고 2018년에는 '비선수 출신' 한선태가 트라이아웃에서 첫 선을 보인 뒤 신인 드래프트 지명까지 받았다.
참가자 8명 중 관심이 쏠린 선수는 심종원(23)이다. 심종원은 KBO리그 통산 328홈런을 기록한 심정수의 장남이다. 그는 "아버지가 활약했던 KBO리그에서 뛰는 걸 늘 꿈꿔왔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 애리조나 크리스천대 4학년생으로 올해 졸업 예정이다. 우투좌타로 주 포지션은 우익수. 60야드(54.86m) 대시를 6.49초에 돌파할 정도로 발이 빠르다.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서 심정수 전 선수의 아들 심종원(오른쪽)과 김기태 전 감독의 아들 김건형이 수비 테스트를 마치고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최근 두 시즌 동안 미국 대학리그에서 타율 0.324, 9홈런, 18도루를 기록했다. 84경기에서 74타점을 뽑아낼 정도로 찬스에 강하다. 심정수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야구에 임하는 자세도 좋다"고 말했다. 트라이아웃 현장을 찾은 B 구단 스카우트는 "가진 능력은 참가자 중 가장 나아 보인다. 그런데 오늘은 긴장해서 그런지 힘이 많이 들어갔다"고 했다.
김기태 전 KIA 감독의 장남인 김건형(24)도 KBO리그 입성을 노린다. 미국 보이시 주립대학교 졸업 예정인 김건형은 우투좌타 외야수다.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아마추어 야구팀 카울리츠 블랙베어스에서 뛴 이력이 있다. 76경기에서 40도루를 성공시킬 정도로 주루 센스가 좋다.
트라이아웃 현장에선 내야수 김동진(24)이 눈에 띄었다. 독립리그 파주 챌린저스 소속인 김동진은 설악고 졸업 후 영동대에 진학했지만 중퇴했다. C 구단 스카우트는 "심종원과 김건형, 김동진 정도가 하위 지명 후보일 거 같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지명되지 않은 내·외야수 안준환(22), 포수·내야수 엄상준(22), 외야수 송상민(26)과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낙방한 내야수 권현우(23) 그리고 투수 이은준(19)이 트라이아웃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은 오는 21일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 구단의 선택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