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과 두산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시즌 8차전을 6-6 무승부(연장 12회)로 마무리했다. 5시간 24분이 걸려 지난 4일 잠실 LG-NC전(5시간 18분)을 넘어 올 시즌 최장 시간 소요 경기였다. 키움은 65승 1무 45패(승률 0.591)를 기록해 이날 KIA에 패한 선두 NC(60승 3무 40패·승률 0.600)에 승률에서 뒤진 2위를 유지했다. 두산은 57승 4무 45패(0.559)로 이날 한화를 꺾은 5위 KT(58승 1무 46패·승률 0.558)에 승률 1리 앞섰다.
선제 득점은 키움의 몫이었다. 키움은 1회 말 1사 1, 2루에서 터진 이정후의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다. 두산은 2회 초 선두타자 오재일의 중전 안타에 이어 허경민의 1타점 2루타로 손쉽게 동점을 만들었다. 3회 초에는 역전에 성공했다. 두산은 1사 1루에서 친 김재환의 투수 땅볼을 키움 선발 이승호가 2루에 악송구해 1, 2루. 오재일의 안타로 주자를 꽉 채웠다. 이어 1사 만루에서 나온 허경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2-1로 앞서갔다.
두산은 5회 초 추가점을 뽑았다. 1사 1, 3루에서 친 김재호의 유격수 땅볼이 상대 수비 실책으로 연결돼 득점했다. 평범한 유격수 병살타가 되는 듯했지만 키움 유격수 에디슨 러셀의 2루 송구가 크게 벗어났고 그 틈을 타 3루 주자 김재환이 홈을 밟았다. 키움은 5회 말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만든 1사 만루에서 이정후가 동점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3-3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산은 6회 초 1사 후 최주환의 안타. 2사 후 김재환의 볼넷으로 1, 2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오재일이 키움 불펜 양현의 3구째를 걷어 올려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키움은 3-5로 뒤진 8회 말 '한 이닝 3득점'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선두타자 박준태가 우전 안타로 불씨를 살렸고 서건창의 2루타로 무사 2, 3루. 1사 후 김웅빈이 동점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키움은 대주자 박정음의 2루 도루에 이어 이정후의 자동 고의4구, 러셀의 안타로 1사 만루. 후속 허정협의 유격수 땅볼 때 3루 주자 박정음이 득점해 6-5로 앞섰다.
두산은 9회 초 마지막 공격에서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2사 후 키움 마무리 투수 조상우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만루. 박세혁이 풀카운트 접전 끝에 동점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 승부가 연장으로 흘렀다. 공방을 거듭한 두 팀의 승부는 12회까지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아 무승부로 끝났다.
키움은 4번 우익수 이정후가 6타수 3안타 3타점, 5번 유격수 러셀이 7타수 3안타로 활약했다. 하지만 선발 이승호가 3이닝 2실점(1자책점) 하며 조기 강판당했고 9회 마무리 조상우가 1이닝 3피안타 2사사구 1실점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게 뼈아팠다. 두산은 5번 1루수 오재일이 5타수 4안타 1득점, 6번 3루수 허경민이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선발 함덕주가 4⅓이닝 5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고 5번째 투수 김민규가 ⅓이닝 3실점으로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