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동아시아 지역 경기가 11월로 연기되면서, K리그와 A대표팀에 '나비효과'가 일어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ACL 강행을 결정했던 AFC가 지난 10일(한국시간) 집행위원회 화상 회의를 열어 일정을 재조정했다. 10월 16일 재개하기로 했던 ACL 동아시아 지역 경기를 11월 15일부터 12월 13일까지로 미뤘다.
ACL은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 3월 중단된 뒤 반년 넘게 치러지지 못하고 있다. 논의 끝에 중립 지역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선택했지만, 무리한 강행 시도는 결국 또 한 번의 연기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ACL에 출전하는 K리그1 4개 팀(FC 서울·수원 삼성·울산 현대·전북 현대) 일정도 크게 꼬였다. 말레이시아에서 개최가 확정된 G조와 H조에 속한 수원과 전북은 물론, 경기 장소가 정해지지 않은 서울(E조)과 울산(F조)도 시즌 중 갑자기 끼어든 ACL 일정으로 고민이 깊어졌다. 어쩔 수 없이 한국프로축구연맹은 ACL 일정에 맞춰 K리그1 일정을 재조정했다.
그러나 동아시아 각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자 AFC 역시 대회를 강행하기 어려워졌다. 누적 확진자가 7만 5000여을 넘어선 일본,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중국, 그리고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동남아 상황을 보면 ACL 일정 재개가 여의치 않은 탓이다. G조와 H조의 경기를 치르기로 한 말레이시아만 해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조건부 이동제한령을 올해 연말까지 연장했다.
카타르에서 열리는 서아시아 지역 조별리그는 예정대로 치러지고 있으나, 참가 구단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불안 요소가 있다.
AFC가 ACL 재개 일정을 한 달 뒤로 미루면서 K리그1은 숨통이 트였다. 원래대로라면 ACL 일정에 맞춰 파이널 라운드 5경기를 대회 재개 전 2경기, 참가팀들 일정 종료 후 3경기로 나눠 치러야 했다. 20일 정규리그가 끝난 뒤 ACL이 재개되는 11월 중순까지 두 달 가까운 시간이 생겼다. 연맹은 "ACL 재개 전까지 파이널 라운드를 마칠 수 있게 된 만큼, 11월 초까지 시즌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CL 일정 변경은 A대표팀에도 희소식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A대표팀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한 번도 소집되지 못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도 내년으로 연기됐고, 코로나19 여파로 해외팀을 국내로 불러 평가전을 치르는 것도 어려워졌다. 궁여지책으로 마찬가지 상황에 빠진 올림픽 대표팀과 9월 스페셜 매치를 준비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9월 A매치 일정을 내년 1월로 변경하면서 이 경기도 10월로 미뤄졌다.
A대표팀은 또다른 방편으로 11월 A매치 기간 유럽 원정 평가전을 고민하고 있다. ACL 일정 연기로 인해 A매치 기간 전에 K리그1가 종료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대표팀 차출 선수가 많은 울산과 전북 등 강호들은 시즌 종료 후 곧바로 대표팀 소집에 응해야 한다. 유럽에서 평가전을 치른 뒤 곧바로 ACL 경기 장소로 이동해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ACL 일정이 한 달 미뤄진 덕분에 꽉 막혀있던 K리그와 A대표팀 일정에도 여유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