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K리그 최고의 빅매치가 열린다. 그들이 처한 상황도, 지금의 순위도, 그리고 파이널 B라는 위치까지 모두 낯설기만 한 리그 최고의 더비 '슈퍼매치'가 파이널 라운드의 포문을 열 첫 번째 경기로 찾아온다.
수원 삼성과 FC 서울은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파이널 B 23라운드에서 대결한다. K리그1은 정규리그 22라운드까지 치른 결과를 통해 상위 스플릿(파이널 A)과 하위 스플릿(파이널 B)을 나눠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하는데, 수원(11위)과 서울(7위)은 나란히 6위 내 진입에 실패하면서 스플릿 시스템 도입 이후 처음으로 파이널 B에서 '슈퍼매치'를 치르게 됐다. 순위는 7위 서울(7승4무11패·승점25)이 11위 수원(5승6무11패·승점21)에 앞서 있지만, 승점 4점 차로 간격이 크진 않다. 남은 5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K리그에서 손꼽히는 강팀으로 군림했던 수원과 서울, 두 팀은 모두 파이널 B 경험이 있다. 수원은 2016년과 2019년, 서울은 2018년 시즌 각각 파이널 A 진출에 실패해 파이널 B에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두 팀 모두 파이널 B로 추락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이유로 26일 열리는 두 팀의 23라운드 맞대결은 파이널 B에서 열리는 최초의 '슈퍼매치'로 기록되게 됐다.
운명을 가를 파이널 B 최초의 '슈퍼매치'를 두고 조금 더 고민이 깊을 쪽은 수원이다. 박건하 감독 부임과 함께 팀을 정비하며 반등을 기대하고 있는 수원으로선 최근 통 이겨본 적 없는 서울을 상대로 파이널 B의 첫 단추를 끼워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다. 수원이 서울에 이기지 못한 건 2015년 6월 27일 0-0 무승부 이후 18경기(8무10패). 박 감독의 수원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20라운드 맞대결에서도 1-2로 패한 바 있다. 특히 12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18)와 수원의 격차는 3점에 불과해, 강등에 대한 위험도 서울보다 크다.
서울 역시 안심할 수 없다. 2018년 이후 불과 2년 만에 다시 경험하는 파이널 B인 데다, 그때 소방수 역할을 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독수리' 최용수 감독도 부진과 내홍에 시달리다 팀을 떠났다. 감독 대행을 맡아 서울을 이끌던 김호영 수석코치는 24일 갑작스럽게 자진 사임했다. 서울은 "최대한 빨리 차기 감독 선임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슈퍼매치를 앞두고 생긴 갑작스러운 변수에 팀 분위기는 술렁거릴 수밖에 없다.
이기는 팀은 승점 3점과 함께 생존을 향한 원동력을 얻는다. 지는 팀은 추락하는 순위와 함께 강등 위험에 시달려야 한다. 진짜 '생존'을 걸고 치르는 두 팀의 '슈퍼매치'는 전쟁 이상의 치열함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