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석은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프로야구 홈경기에서 데뷔 첫 만루 홈런을 포함한 사이클링 히트(한 경기에서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기록)를 달성했다.
롯데 1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장한 오윤석은 1회 말 첫 타석에서 좌중간 2루타를 때린 뒤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2회 말 2사 2루에서는 좌전 적시타를 날려 타점도 기록했다.
기세가 오른 오윤석은 롯데가 5-1로 앞선 3회 말 1사 만루에서 한화 두 번째 투수 김종수의 초구(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 슬램을 그렸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은 쐐기 포였다.
KBO리그 첫 만루포를 날린 오윤석의 방망이는 이후에도 식지 않았다. 5회 말 무사 1루에서 우중간을 꿰뚫는 타구를 날린 그는 1루와 2루를 돌아 3루까지 내달렸다. 5회 말이 끝나기 전, 불과 네 타석 만에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한 것이다. 올 시즌에는 지난 5월 30일 김혜성(키움)에 이어 두 번째, 롯데 구단에서는 1987년 8월 31일 정구선과 1996년 4월 14일 김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나온 사이클링 히트였다.
사이클링 히트는 KBO리그 39년 역사상 27번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게다가 만루홈런을 포함한 사이클링 히트는 오윤석이 처음 달성했다. 5회 이전에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한 건 2017년 6월 7일 정진호(두산) 이후 오윤석이 두 번째였다. 네 타석 만에 필요한 안타 4개를 모두 기록한 선수도 오윤석을 포함해 일곱 번밖에 되지 않았다.
경기고와 연세대를 거쳐 2014년 육성 선수(연습생)로 롯데에 입단한 오윤석은 지난해까지 118경기에 출전해 홈런 2개에 그쳤다. 상무 야구단(2016~17년)을 다녀온 뒤 1군과 2군을 오갔고, 올해 출전 기회를 점차 늘렸다.
프로 6년 차인 그는 지난달 24일을 기점으로 사실상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안치홍의 부진을 틈타 2루를 지키고 있다. 이후 오윤석은 본격적으로 타격 재능을 꽃피우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도 점차 안정을 찾았다.
지난달 말 허문회 롯데 감독은 "오윤석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줘서 (9월 29일 LG전에서) 승리했다. 출루율도 좋기 때문에 1번 타자로 내보낸다. 안치홍이 지금 돌아온다 해도 (주전 2루수를) 오윤석으로 갈 것"이라며 두터운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오윤석은 이날 5타수 5안타(1홈런) 3득점 7타점을 몰아쳤다. 7위 롯데는 오윤석의 활약에 힘입어 한화를 14-5로 꺾고 4연승, 이날 두산에 1-7로 진 6위 KIA를 1경기 차로 추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