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리시즈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MLB를 대표하는 스몰 마켓과 빅 마켓의 대결로, 여러모로 대비되는 두 팀이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
LA 다저스와 탬파베이는 21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브 필드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WS) 1차전을 시작으로 7전 4승제의 승부에 돌입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여파로 이동을 최소화하고자 중립 지역에서 포스트시즌 일정을 소화 중이다. 올 시즌 새롭게 개장한 텍사스의 홈구장 글로브 라이브 필드에서 연다.
양 팀 모두 우승에 목말라 있다. 다저스는 1988년 WS 우승 이후 31년 동안 정상에 서지 못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8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2017~18년 두 시즌 연속 월드시리즈에 올랐지만 우승에 실패했다. 1998년 창단한 탬파베이는 첫 우승에 도전한다. 월드시리즈 진출은 이번이 두 번째다.
다저스와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 빅 마켓과 스몰 마켓을 대표하는 구단이다. 연고지부터 각각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와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로 규모의 차이가 있다.
다저스의 올 시즌 전체 연봉은 1억791만7397달러(약 1230억 원)로 MLB 전체 30개 구단 중 뉴욕 양키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반면 탬파베이는 2829만689달러(약 322억 원)로 뒤에서 세 번째인, 전체 28위에 해당한다. 다저스가 탬파베이보다 세 배 이상 연봉이 더 많다.
두 팀의 색깔도 극과 극으로 나뉜다.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를 비롯해 무키 베츠, 저스틴 터너, 켄리 잰슨, A.J 폴락 등 연봉 1500만달러 이상 선수가 즐비하다. 반면 탬파베이는 연봉 1500만 달러 찰리 모튼이 팀 내 최고 연봉을 기록하고 있고, 그다음 케빈 키어마이어가 1000만달러로 두 번째로 높다.
다저스가 스타 선수를 바탕으로 경기를 운영하면, 탬파베이는 제한된 인원을 적재적소에 활용한다. 송재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다저스는 대형 FA를 비롯해 선수 영입이 많다. 25인 로스터가 아닌 40인 로스터로 팀을 꾸려도 실력 차가 크게 없을 만큼 선수층이 두텁다. 매년 우승해야 만족하는 팀"이라고 했다. 이어 "탬파베이는 빅리그 30개 구단 중 (효율적인 투자의) 진정한 머니볼을 보여주는 구단. 다른 구단에서 주목받지 못한 선수를 데려와 주축 선수로 만든다"라고 말했다. 선수를 키워 몸값이 오르면, 트레이드를 통해 다른 구단에 보내면서 유망주를 데려와 성장시키는 순환 구조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과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의 사령탑 대결도 관심을 끈다. 2016년부터 다저스 지휘봉을 잡은 로버츠 감독은 부임 기간 지구 우승을 이끌었지만, 2017~18년 WS 준우승에 머물러 경질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큰 경기에서 다소 약한 모습이다.
캐시 감독은 지략가다. 팀의 성향을 파악해 경기를 운영한다. MLB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오프너' 전략을 지난해 가장 먼저 도입했다. 올 정규시즌 60경기 동안 12명의 선수가 세이브를 기록할 정도로 고르게 활용한다. 3연투를 한 투수도 없다. 지난달 12일 보스턴전에는 선발 타자 9명을 모두 좌타자로 구성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스위치 히터 없이 전원 좌타자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한 건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정규시즌 약 50명의 선수를 활용했다. 선수 1~2명에 의존하는 야구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캐시 감독은 선수 활용 및 장단점 파악이 굉장히 뛰어난 사령탑이다. 스몰 마켓 구단을 잘 운영한다"라며 "로버츠 감독이 캐시 감독을 의식해 무리수를 두지 않는 게 중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현재 다저스 야구단 사장 앤드류 프리드먼이 탬파베이 단장 출신이라는 부분이다. 프리드먼은 단장 역임 시절 탬파베이의 창단 첫 가을 야구를 이끈 인물이다.
뚜렷하게 대비되는 양 팀이지만 다저스(0.717)와 탬파베이(0.667)는 각각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에서 각각 승률 1위를 차지했다. 그토록 기다려온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놓고 두 팀이 뜨거운 맞대결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