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다음달 유럽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A매치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비슷한 일정을 준비 중인 한국축구대표팀도 고민에 빠졌다.
호주축구협회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와 관련한 위험이 여전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악화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적 여건을 감안해 다음달 유럽에서 국가대표팀을 소집하려던 계획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호주측은 “올해의 마지막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11월)를 활용해 남녀대표팀을 모두 유럽에서 소집해 훈련하거나, 또는 친선경기를 치르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19 상황이 나빠지고 있어 유럽과 아시아에서 뛰는 선수들을 소집하는 게 복잡하고 위험해졌다. 의료 전문가의 조언을 따라 유럽에서의 대표팀 일정을 백지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는 상대팀과 경기 장소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11월에 영국 런던에서 두 번의 A매치를 치를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호주가 접촉한 나라는 잉글랜드와 미국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호주의 결정은 비슷한 시기에 유럽 원정 A매치 두 경기를 치르려던 대한축구협회를 고민에 빠뜨렸다. 한국은 다음달 15일 멕시코, 17일 카타르를 상대하는 걸로 일정을 짜놓은 상태인데, 개최지로 점찍은 오스트리아의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오스트리아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오스트리아 정부는 방역 단계를 상향 조정했다. 23일부터 사적 모임 가능 인원을 실내 6명, 야외 12명으로 제한한다. 하루 4만명 넘게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는 스페인이나 프랑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정부가 우려를 느끼는 상황인 만큼, A매치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을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축구협회가 평가전을 치를 두 팀과 날짜를 미리 정해놓고도 경기 장소를 확정지어 발표하지 못하는 것 또한 코로나19에 대한 오스트리아 내 여러 도시의 상황과 대응 방식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축구협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는 예측 불가능한 영역인 만큼, 주어진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다. 일단은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른다는 가정 하에 부족한 부분이 없도록 꼼꼼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