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구창모가 지난 24일 열린 LG전 6회초 2사 1,3루에서 구원등판해 박용택을 상대로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NC의 '토종 에이스' 구창모(23)가 돌아왔다.
NC의 2020년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된 25일 창원 LG전. 이동욱 NC 감독은 경기 전 구창모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전완근 염증을 이유로 7월 27일 1군에서 빠진 구창모가 돌아온 건 무려 89일 만이었다.
물음표가 가득했다. 구창모는 몇 차례 불펜 피칭으로 컨디션을 조율했지만, 2군 등판 없이 1군에 올라와 어떤 투구 내용을 보여줄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부상 부위에 통증이 재발하는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둬야 했다.
이동욱 감독은 승부처에서 '구창모 카드'를 사용했다. 구창모는 3-1로 앞선 6회 초 2사 1·3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밟았다. 타자는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주인공 백전노장 박용택. 구창모는 풀카운트에서 던진 시속 131㎞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구창모는 7회 초에도 등판해 깔끔하게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한 뒤 8회 김진성에게 배턴을 넘겼다. 투구수는 19개(스트라이크 13개). 구단 전력분석에 따르면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4㎞까지 찍혔다. 부상 전 보여준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은 아니었지만, 별다른 통증 없이 복귀전을 마쳤다는 데 의미가 컸다.
〈YONHAP PHOTO-3522〉 돌아온 구창모 (창원=연합뉴스) 우정식 기자 = 24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NC 다이노스 경기. NC 투수 구창모가 7회초 투구를 마치고 밝은 표정을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10.24 uhcho@yna.co.kr/2020-10-24 19:35:25/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정규시즌 일정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구창모가 복귀하지 못할 경우, NC의 한국시리즈(KS) 운영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했다. 올 시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KS를 대비하는 게 녹록하지 않다. 예년과 달리 KS를 앞두고 일본으로 건너가 따로 훈련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탓에 팀 간 연습경기도 조심스럽다. 24일로 퓨처스리그(2군) 일정도 모두 끝나 실전 감각을 테스트할 방법이 자체 청백전밖에 없다. 구창모로서는 정규시즌에서 몸 상태를 체크할 필요가 있었는데, 24일 LG전을 통해 한시름 덜었다.
NC 코칭스태프는 잔여 정규시즌 경기에서 구창모를 선발로 한 차례 내보낼 계획이다. 이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해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 부상 전 9승을 기록했던 구창모는 등판 결과에 따라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을 수 있다. 정규시즌 막판 선발 등판 얘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다.
NC의 2선발 마이크 라이트의 구위가 들쭉날쭉하다. 4선발 이재학마저 슬럼프에 빠져 3선발 구창모의 어깨가 무겁다. 1선발 드류 루친스키와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어야 한다.
구창모는 LG전이 끝난 뒤 "긴 재활 훈련을 거쳤다. 팀 모두가 많이 도와주셔서 이렇게 복귀할 수 있었다. 불펜에서 나올 때 팬분들이 환호해 주셔서 순간 울컥했다"며 "오랜만의 등판이라 떨렸는데 그래도 경기를 해야 하니 참고 던졌다. 그동안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해 많이 죄송했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돌아왔으니 이제 KS에서 우승할 수 있게 꼭 도움이 되고 싶다. 마지막에 우승 멤버로 웃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