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블랙핑크의 행보는 패션계에서도 '핫 이슈'다. 네 멤버 모두 각기 다른 하이패션 브랜드와 손잡고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 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우먼스 웨어 데일리(WWD)가 빅데이터 기업 런치메트릭스(Launchmetrics)의 분석 결과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블랙핑크 지수가 등장한 디올의 게시물은 61만4000달러(한화 약 6억9000만원)의 MIV(Media Impacted Value)를 창출했다. 디올은 MIV 측면에서 루이비통과 샤넬을 제치고 최상위 브랜드로 올라섰는데, 이 가운데서도 지수 관련 게시물이 가장 높은 가치를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이는 2020 가을쇼에서 가장 성공한 브랜드 게시물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디올은 뮤즈 지수와 협업한 이후 평균 MIV가 33%나 증가했다.
지난 달 미스 보그는 '블랙핑크 패션위크 베스트 패션 11'이라는 제목으로 멤버들의 패션쇼 참석 의상을 집중 보도했다. "지난 몇 시즌 동안 패션위크 1열을 차지한 블랙핑크 멤버들을 만날 수 있었다"면서 명품 브랜드 의상을 자연스럽게 소화한 멤버들의 사진들을 수록했다. 샤넬 엠베서더 제니, 뉴욕 패션위크에 나타난 리사, 런던 패션위크에서 상큼 매력을 전한 지수, 지난 2월 생로랑 쇼에서 포즈를 취한 로제까지 알찬 설명을 덧붙였다. 전 세계 패션위크와 여러 하이패션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는 블랙핑크의 매력에 대해선 하이프비스트가 분석했다. "패션 브랜드는 블랙핑크의 1억만 팔로워라는 국제적 영향력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았다"면서 영어와 한국어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이들의 SNS 파급력이 강점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27일 기준 블랙핑크는 유튜브에서 2020년 통계청이 추산한 한국 인구수 5178만명 보다 많은 520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리사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4120만으로, 국내 가수로는 유일하게 전 세계 팔로워 순위 100 안에 이름을 올렸다. 리사에 이어 국내 팔로워 순위 2위는 3450만을 보유한 제니다. 로제도 3140만, 지수는 3070만으로 멤버 모두 독보적 팔로워들을 이끌고 있다. 패션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인해 디지털 패션 위크가 진행되는 등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면서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가 된 블랙핑크의 엄청난 팔로워들을 통해 거부감없이 대중에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블랙핑크가 패션계 아이콘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회사의 탄탄한 지원도 뒷받침된 결과다. 뮤직비디오 속 짧게 등장하는 의상에도 남다른 공을 들였고 무대 의상에서도 고급스럽고 우아한 이미지를 드러내왔다. 데뷔 때부터 함께 한 블랙핑크 스타일리스트 최경원은 WWD와의 인터뷰에서 "블랙핑크 멤버들이 가진 외모와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조합해 한국에서 트렌드를 만드는 것이 내 비전"이라면서 "각 멤버의 성격에 어울리면서도 함께 있을 때는 조화로운 의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YG는 디자이너와 연결해주고 그에 맞는 유연한 예산을 편성해 신인 때부터 투자를 많이 했다"면서 그 결과, "블랙핑크는 패션 트렌드를 따라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룹"이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