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을 합작한 베일과 레길론을 손흥민(왼쪽부터)이 축하하고 있다. [AP=연합뉴스]거칠 것이 없던 손흥민(28·토트넘)의 득점 행진이 잠시 숨을 골랐다.
손흥민은 2일(한국시각) 홈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브라이튼 앤드 호브 알비온전에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후반 40분까지 뛰었지만, 리그 4경기 연속골에는 실패했다. 전반 11분 손흥민은 크로스패스로 해리 케인이 페널티킥을 얻는 빌드업에 힘을 보탰다. 전반 20분 감아 차기 슛은 크게 빗나갔다. 손흥민의 유일한 슈팅이었다. 2-1로 승리한 토트넘은 9위에서 2위(4승2무1패)로 뛰어올랐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팀 내 최하인 평점 5점을 매기며 “경기에 영향을 주기 위해 노력했으나 고전했다”고 평가했다.
살인적인 경기 일정에 지친 걸까. 박문성 해설위원은 “손흥민은 보통 한 경기에서 20회 이상 스프린트(전력 질주) 한다. 브라이튼전에서는 10회에 그쳤다. 뛴 거리도 9.1㎞였다. 토트넘에서 11㎞ 이상 뛴 선수가 전무했다. 유로파리그를 병행하며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사실 유로파리그가 챔피언스리그보다 국가 간이동 거리가 더 길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불과 사흘 전인 지난달 30일 벨기에 앤트워프와 유로파리그 원정 경기에서 후반 45분을 소화했다. 9월에도 유로파리그 예선을 위해 불가리아, 마케도니아 원정을 다녀왔다. 손흥민은 6일 유로파리그 루도고레츠전을 위해 불가리아에 다녀와야 한다. 국가 간 왕복 이동 거리는 5000㎞가 넘는다.
토트넘이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개러스 베일, 카를로스 비니시우스 등의 몸 상태가 완벽하게 올라오지는 않았다. 델레 알리는 깊은 부진에 빠졌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의 13경기 중 11경기에 출전했다.
손흥민은 브라이튼전에서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 킬패스로 손흥민의 득점을 돕던 케인은 중원까지 내려왔으나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에 묶였다. 게다가 손흥민은 상대 오른쪽 윙백 타리크램프티를 막느라 좀처럼 올라가지 못했다. 램프티는 후반 11분 동점골을 뽑았다.
토트넘에게 다행인 건 후반 25분 교체 투입된 베일이 3분 만에 세르히오 레길론의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한 점이다. 친정팀에 7년 만에 복귀한 베일의 첫 골이며, 레알 마드리드에서 함께 온 듀오가 결승골을 합작했다.
박위원은 “(손흥민의 뒤쪽에 서는) 레길론은 기존 벤 데이비스보다 공격 성향이 강하다. 손흥민의 수비 부담이 늘었다기보다, (레길론의) 오버래핑을 통해 상대 수비가 분산될 수 있다. ‘KBS(케인-베일-손흥민 앞글자를 딴 별명) 트리오’ 중 베일이 터진 게 호재다. 손흥민과 베일이 좌우로 벌리면 상대 수비 밀도가 엷어진다. 조세 모리뉴 감독이 로테이션을 가동해 적절히 힘을 안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