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두산의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4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 이민호가 1회 말 두산 허경민을 초구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며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LG 이민호(19)가 포스트시즌의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다.
'고졸 신인' 이민호는 4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5피안타 3실점, 4사구 4개를 기록했다. 팀이 0-3으로 뒤진 4회 말 1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그는 공을 넘겨받은 진해수가 첫 타자 페르난데스를 6-4-3 병살타로 처리해 실점이 늘어나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 류중일 LG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처음 등판하는) 이민호가 중압감을 잘 이겨내야 한다. 평소 마운드에서나 더그아웃에서 보면 전혀 긴장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라며 "몇 이닝을 던질지 몰라도 씩씩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민호는 개인 첫 포스트시즌(PS) 첫 공부터 흔들렸다. 1회 말 선두 타자 허경민에게 던진 초구에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이어 후속 페르난데스에게는 슬라이더를 통타당해 선제 2점 홈런을 뺏겼다. 2회 2사 1루, 3회 2사 1·2루에선 실점하지 않았다.
이민호는 4회 연속 출루 허용으로 흔들려 일찍 강판됐다. 선두 타자 박세혁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고, 후속 김재호의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때 중전 안타를 허용해 무사 1·3루에 놓였다. 후속 정수빈을 외야 얕은 뜬공으로 잡은 그는 오재원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이어 허경민에게 또다시 몸에 맞는 공을 내줘 1사 만루 위기에서 내려왔다.
LG는 마운드를 진해수로 바꿔 추가 실점 없이 급한 불을 껐다.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서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내세워 승리한 LG는 준PO 1차전에 '고졸 신인 투수' 이민호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2020년 LG 1차지명으로 입단한 이민호는 타선과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해 4승(4패)에 그쳤지만 '겁 없는 신인'의 모습을 보였다. 팀의 철저한 관리 속에 총 97⅔이닝을 던지며 3.69의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직구 평균 구속 145㎞, 여기에 평균 139㎞의 슬라이더가 좋다. 신인답지 않게 마운드에서 주눅 들지 않는 두둑한 배짱이 돋보인다. 견제·수비력도 좋다는 평가다.
또한 두산전에 자신감이 있다. 5월 6일 두산전에서 프로 1군에 데뷔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다음날(7일) 3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데뷔 첫 두 경기에서 합격점을 발판 삼아, 선발 투수로 전환했다. 올해 두산전 4경기 평균자책점은 2.57(14이닝)이었다.
하지만 이민호는 쌀쌀한 날씨 속에 포스트시즌이 주는 중압감을 넘지 못한 듯 정규시즌보다 훨씬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