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20 KBO리그 준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9-7로 완승을 거뒀다. 1차전에 이어 연승을 거두며 정규시즌 2위 KT가 기다리고 있는 PO에 진출했다.
1-0으로 앞선 4회 초 공격에서 타자일순하며 7득점했다. 1사 1루에서 연속 4안타가 나왔다. 희생 플라이와 추가 적시타로 6-0으로 앞선 뒤 오재일이 투런포를 때려냈다. 긴장 끈이 한 순간에 끊어졌다. 이후 LG에 거센 추격을 허용했지만, 벌어 놓은 점수가 많았고 간신히 리드를 지켜냈다.
두산 타선은 시즌 막판 공격 응집력이 떨어졌다. 준PO 1차전도 4득점뿐이었다. 모처럼 디펜딩챔피언다운 화력을 뿜어냈다.
맹공보다 더 주목할 지점은 벤치의 작전 야구 실현 의지다. 두산은 빅이닝을 만든 4회만 도루 2개를 해냈다. 1사 1루에서 허경민이 2루를 훔쳤고, 후속 박세혁도 중전 안타로 허경민을 홈으로 불러들인 뒤 2루까지 훔쳤다. LG 선발투수 타일러 윌슨을 마구 흔들었다. 흔들린 윌슨은 김재호에게도 좌전 안타를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산은 앞선 2회 초 무사 1루 상황에서도 앤드런 작전을 걸었다. 박세혁이 3루 땅볼로 아웃됐지만, 더블아웃을 피했다. 2루를 밟은 허경민을 오재원이 좌중간 안타를 치며 불러들였다.
김태형 감독은 1차전에서도 김재호에게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를 주문했다. 작전 코치는 발이 빠른 편은 아닌 오재일에게 도루를 지시했다. 모든 타자가 뛸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 LG 야수진은 배터리 모두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8-5, 3점 차 추격을 허용한 6회 초도 1사 1루에서 정수빈이 2루를 훔쳤다. 상대 추격 기세가 거센 상황에서 도루 실패가 나오면, 분위기가 처질 수 있었지만, 과감한 플레이를 유도했다.
두산은 8-0으로 앞서다가 7점 추격을 허용했다. 약점으로 지목된 불펜진이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1득점을 짜내는 야구로 득점 쟁탈전을 주도했다. 저력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