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 2020'에서 김기동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다. 포항의 올 시즌 성적은 3위. 우승 팀과 준우승 팀이 아닌 팀에서 감독상이 나온 건 이번이 최초다.
포항은 강렬했다. 김기동 감독의 화끈한 공격축구 전술이 만들어낸 장면이다. 전북과 울산처럼 막강한 스쿼드를 구축하지 못했지만 특유의 끈끈함과 역동성으로 무장하며 상대를 무너뜨렸다. 56골로 최다 득점 팀이 됐고, 송민규라는 스타도 배출했다. 이런 결실 안에는 김기동 감독의 '따뜻한 리더십'이 숨어있다.
김기동 감독은 "즐겁게 축구를 했다. 목표로 했던 모든 것들을 이루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기쁘다. 3위 팀 감독이 감독상을 받은 적이 없었다. '설마 내가 받겠어'라고 생각했는데 기적이 일어났다. 감사하다. 더 좋은 축구를 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포항만의 확실한 팀 컬러가 있다. 골도 많이 넣고, 박진감도 있었다. 포항 축구는 다르다, 빠르다, 무언가 있다, 재미있다 등의 말을 들었다. 이런 부분에서 많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축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선수들과의 소통. 김기동 감독의 힘이자 포항의 힘이다.
김기동 감독은 "선수들과 나는 벽이 없다. 선수들이 편하게 다가온다. 내가 주문하는 부분을 잘 받아들인다. 소통하는데 문제가 없다"며 "선수들에게 '나는 너희들의 감독이기 보다 가야할 길을 먼저간 선배다. 나는 조언을 할 선배이지 감독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렇게 소통한 부분이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선수들과 논의를 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포항은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김기동 감독은 "포항 스쿼드가 우승을 다툴 수 있는 스쿼드는 아니다. 재정상태도 그렇다. 내년도 올해처럼 어린 선수 많이 키우고, 분병한 색깔의 축구를 만들어갈 것"이라면서도 "감독이라면 누구나 우승 욕심이 있다.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고 그 기회가 오면 도전해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