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업체의 ‘막장 서비스 종료’에 게이머들이 분노하고 있다. 중국 게임업체의 무책임한 행위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국 게임업체 페이퍼게임즈는 지난달 29일 신작 모바일 스타일링 게임 ‘샤이닝니키’를 국내에 출시한 지 8일 만인 이달 5일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5일 서비스 종료 안내를 하고 6일 게임 다운로드 및 결제 차단, 12월 9일 서비스를 공식 종료하기로 했다.
페이퍼게임즈가 국내 서비스 10일도 안돼 종료하기로 한 것은 게임 아이템으로 내놓은 한복 아이템 때문이다.
샤이닝니키는 캐릭터에 옷을 입히고 메이크업을 하는 등 캐릭터를 꾸며서 친구들과 공유하는 게임이다.
페이퍼게임즈는 지난 4일 한국 서비스를 기념해 한복 아이템을 내놓았다. 이 아이템은 중국에서도 출시됐는데, 중국 네티즌들이 ‘한복은 중국 옷’이라는 억측을 펼쳤다.
이에 페이퍼게임즈는 4일에 중국 SNS 웨이보에 공식 입장문을 내고 “국가의 존엄을 지키겠다”며 중국 네티즌의 근거없는 주장에 편승했다.
이 업체는 “'하나의 중국' 기업으로서 페이퍼게임즈와 조국의 입장은 늘 일치한다”며 “국가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며, 적극적으로 중국 기업의 책임과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서버에서 조국을 모욕하거나 악의적 사실을 퍼트린 유저는 채팅 금지, 계정 정지 등 조처를 할 것"이라며 "중국 전통문화를 사랑하고 존중할 것을 고수하겠다"고 했다.
한국 샤이닝니키 유저들과 네티즌들은 한복을 중국 문화라고 주장하는 것에 반발하며 아이템 환불을 요구하거나 게임에서 탈퇴했다.
페이퍼게임즈는 한국 유저의 탈퇴가 계속되자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이들은 "의상 세트 폐기 공지를 안내한 후에도 일부 계정이 중국을 모욕하는 급진적인 언론을 여러 차례 쏟아냈다"며 "우리의 마지막 한계를 넘었다. 중국 기업으로서 국가의 존엄성을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전통의상이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주장하는 한 중국 블로그 게시글을 공지문에 링크했다.
이 업체는 끝까지 한국 유저들의 속을 긁으면서도 결제 아이템 환불 절차 등 당연히 해야 할 공지는 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였다.
이에 네티즌 사이에서 중국 업체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왜 중국 게임이 우리나라에서 영업하게 놔두는지 모르겠다” “중국 게임, 중국 웹툰 다 보기 싫다” 등의 글이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중국 게임사의 막장 운영은 이번 뿐 아니다. 며칠 전에는 대형 중국계 게임유통사인 X.D Global이 국내에서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이용자 환불 안내를 전혀 하지 않았다. 또 다른 중국 게임사인 촹쿨 엔터테인먼트도 모바일 게임 ‘왕이 되는 자’를 국내에서 서비스하면서 선정성 광고 뿐만 아니라 광고 내용과 실제 게임 내용이 전혀 달라 논란이 됐다.
이에 중국 게임사의 막장 운영을 근본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페이퍼게임즈와 관련해 성명서를 내고 “해외 게임사들이 국내 이용자를 무시하면서 배짱 운영을 하는 배경에는 국내법의 한계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해외 게임사가 아무리 자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국민 감정에 크게 역행해도 이들을 처벌할 수단이 없다. 환불 공지 없이 소위 ‘먹튀’를 해도 손쓸 도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해외 게임사가 막장 운영을 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를 즉각 도입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내에 영업장이 없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게임 사업자를 대상으로 국내 대리인을 의무적으로 두도록 하여 법의 사각지대를 없애자”고 말했다.
이 이원은 “정부가 해외 게임사가 국외로 이전하는 개인정보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관리할 것을 요구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