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 발렌시아가 안방에서 거함 레알 마드리드를 잡았다. 한국인 미드필더 이강인(19)은 활기 넘치는 연계 플레이와 위협적인 슈팅으로 경기 분위기를 이끌었다.
발렌시아는 9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열린 2020~2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9라운드 홈 경기에서 레알에 4골을 몰아친 끝에 4-1로 이겼다. 지난달 4일 레알 베티스전 패배(0-2)를 시작으로 2일 헤타페전까지 4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져 있던 발렌시아는 강호 레알에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며 환호했다. 16위까지 떨어진 순위도 9위로 뛰어올랐다.
경기 흐름은 레알이 장악했지만, 발렌시아가 필요한 순간에 페널티킥과 상대 자책골 등 행운이 따르는 득점포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승리를 가져갔다. 선제골은 레알이 기록했다. 마르셀루의 패스를 받은 카림 벤제마가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위력적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5분 뒤 발렌시아가 동점을 만들었다. 호세 가야가 크로스한 볼이 레알 루카스 바스케스의 오른팔에 맞아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두 차례 시도 끝에 카를로스 솔레르가 득점에 성공했다.
역전골은 전반 43분에 나왔다. 레알 수비수 라파엘 바란이 걷어내려던 볼이 빗맞아 골대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며 자책골로 연결됐다.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가 황급히 쳐냈지만, VAR 판독을 거쳐 바란의 자책골 판정을 받았다. 발렌시아는 후반 7분과 14분 두 번의 페널티킥 기회를 더 얻어냈고, 솔레르가 모두 성공시켜 스코어를 4-1로 벌렸다.
이강인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안정감 있는 볼처리와 위력적인 슈팅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후반 2분 기습적인 슈팅 장면이 돋보였다. 상대 아크 에어리어 정면에서 순간적으로 빙글 돌아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를 제친 뒤 왼발로 시도한 슈팅이 몸을 던진 레알 골키퍼 쿠르투아의 손끝에 살짝 걸린 뒤 골대를 강타했다. 3분 뒤 상대 페널티 박스 방면으로 쇄도하다 기습적으로 시도한 슈팅은 몸을 던진 라모스의 태클에 걸렸다.
이강인은 후반 35분께 다리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동료 선수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게 7.2점을 매겨 준수한 활약을 인정했다. 페널티킥으로 해트트릭을 한 솔레르(8.1점), 레알의 파상 공세를 막아낸 수문장 도메네크(7.5점)과 수비수 호세 가야(7.4점)에 이어 발렌시아 출전 선수 중 4번째로 높은 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