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준은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플레이오프(PO) 1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 6⅔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0-0 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며, 승리투수 요건은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신인 선수가 소속팀의 창단 첫 가을무대를 여는 경기에 등판해 위력 있는 투구를 선보였다.
1회는 고전했다.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KT 유격수 심우준이 펌블하며 출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심우준은 바로 만회하는 수비를 보여줬다. 소형준이 후속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가운데 방면 빗맞은 타구를 허용했는데, 끝까지 쫓아 머리 뒤에서 떨어지는 공을 잡아냈다. 원아웃.
다시 한 번 수비 지원을 받았다. 3번 타자 오재일에게 허용한 강습 타구는 2루수 박경수가 수비 시프트를 가동한 위치로 향했다. 땅볼 처리. 2사 3루에서는 4번 타자 김재환을 땅볼 처리하며 첫 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2회는 깔끔했다. 선두타자 허경민은 2루 땅볼, 후속 박세혁과 김재호는 연속 3루 땅볼로 잡아냈다. KT 3루수 황재균이 연속 펌블을 범했지만, 침착하게 공을 잡아 아웃카운트로 연결시켰다. 2이닝 무실점.
컨디션은 이닝을 소화할수록 더 좋아졌다. 3회 초 선두타자 오재원은 삼진 처리했다. 2스트라이크에서 낮은 코스 시속 144㎞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루킹 삼진. 준PO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타자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후속 타자 박건우와 두 번째 상대하는 정수빈도 각각 삼진과 땅볼 처리.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이 6이닝 2실점만 기록해줘도 타선과 불펜진이 승리를 이끌 수 있다"고 자신했다. 4회도 무실점으로 막으며 감독이 바란 목표, 7부 능선을 넘었다. 2아웃에서 김재환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이 경기 두 번째 스코어링 포지션 진출을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 허경민을 땅볼 처리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질주는 이어졌다. 5회도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선두타자 박세혁에게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지만, 유격수 심우준이 넓은 수비 범위를 과시하며 처리했다. 다시 한 번 수비 도움을 받은 소형준은 후속 타자 김재호와 오재원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다시 한 번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6회는 2사 뒤 1루수의 실책 탓에 다시 한 번 출루를 허용했지만, 소형준 스스로 3번 타자 오재일에게 빗맞은 뜬공을 유도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6이닝 무실점.
이 시점까지 투구수는 85개였다. 소형준은 7회도 마운드에 올랐다. 다소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김재환에게는 정타가 가운데 담장까지 뻗었다. 중견수 배정대가 처리했지만, 홈런성 타구였다. 후속 타자 허경민에게도 좌측 담장 직격 안타를 맞았다. 이 상황에서도 좌익수 조용호가 완벽한 2루 송구로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그러나 후속 타자 박세혁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후속 타자 김재호는 볼넷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이 상황에서 KT는 결국 투수를 셋업맨 주권으로 교체했다.
실점은 없었다. 주권이 주자를 두고 상대한 오재원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 처리했다. 결정구로 포심 패스트볼을 선택했고, 완벽하게 제압했다. 소형준도 무실점 투구를 지킬 수 있었다.
소형준은 5월 8일 두산전에서 역대 8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9월 12일 한화전에서 2006년 류현진 이후 14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고졸 신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포스트시즌에서 1차전 선발로 낙점 받았고, 무실점 투구까지 하며 감독과 소식팀의 선택에 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