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 밀란의 '거대한 돌풍'이 일었다. 4강에서 당대 최강의 팀이자 '디펜딩 챔피언' 바르셀로나(스페인)를 무너뜨리며 결승에 올랐고,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까지 꺾으며 당당히 정상에 섰다. 인터 밀란은 세리에 A와 코파 이탈리아(FA컵)까지 석권하며 이탈리아 최초의 '트레블(리그·FA컵·UCL 동시 우승)을 달성했다. 축구의 대륙 유럽에서도 셀틱(1966~67·스코틀랜드), 아약스(1971~72·네덜란드), 에인트호번(1987~88·네덜란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998~99·잉글랜드), 바르셀로나(2008~09)에 이은 6번째 대기록이었다.
그 중심에는 조세 무리뉴 감독이 있었다. '스페셜 원'이라 불리며 거침없이 전진했던 그가 진정한 세계 최고의 명장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이때 무리뉴 감독을 옆에서 보좌한 수석코치가 호세 모라이스, 현 전북 현대 감독이다.
무리뉴 감독에게서 독립한 모라이스 감독이 이제 홀로서기로 '트레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북은 K리그1(1부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FA컵까지 석권하며 구단 최초의 '더블'을 완성했다. 남은 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이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ACL 동아시아지역 조별리그가 오는 18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된다. 전북은 H조에 속해 상하이 상강(중국), 시드니 FC(호주),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 경쟁한다. 전북은 현재 1무1패로 H조 2위에 위치해 있다.
서아시아지역 경기는 이미 마무리됐고, 페르세폴리스(이란)가 결승에 진출한 상태다. 다음 달 19일 페르세폴리스와 동아시아지역 우승팀의 대망의 결승전이 펼쳐진다. 조별리그 초반 전북이 부진하기는 했지만, 충분히 반전 기회가 있다. 더블 우승으로 자신감도 충만하다. 전북은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전북이 '트레블'에 성공한다면 한국 축구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다. 위대한 도전 앞에 선 모라이스 감독은 무리뉴 감독을 떠올렸다. 그와 함께한 '트레블'의 경험, 그로부터 배운 노하우, 그리고 그의 전폭적인 지지까지 모라이스 감독의 도전 속에 무리뉴 감독이 녹아있다.
모라이스 감독은 "트레블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전북에서 이뤄보고 싶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전북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선수들에게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은 없다. 이기는 것을 즐거워한다. 이번에도 부담감을 내려놓고 즐겁게 준비해 트레블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무리뉴 감독 이름을 꺼냈다. 그는 "나는 무리뉴 감독을 정말 존경한다. 무리뉴 감독이 가르쳐 준 많은 것들을 잊지 않고 있다. 감독을 하면서도 계속 배우고 있다. 서로 이야기하면서 발전하는 그런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K리그에서 우승한 뒤 그와 영상통화를 했다. 나보다 더 기뻐하고 뿌듯해했다"며 "무리뉴 감독과 함께 트레블을 해봤다. 전북에서 혼자 이룬다면 무리뉴 감독이 더 뿌듯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