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국가대표 경기(A매치)를 앞둔 엄원상(21·광주FC·사진)은 결연했다. “열심히 하겠다”는 평범한 소감 대신 상대에게 보내는 경고 메시지를 꺼냈다. 그는 오스트리아 원정 평가전에 나서는 한국 축구대표팀 엔트리 26명에 이름을 올렸다. A팀 발탁은 난생처음이다. 그는 지난달까지 올림픽 대표팀(U-23 팀)에서 뛰었다. 그는 “설레기도, 부담되기도 한다. 자신 있게 대표팀 형들과 호흡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15일 멕시코, 17일 카타르와 차례로 평가전을 치른다. 코로나19로 1년 가까이 국내에서 A매치가 열리지 못하자, 대한축구협회는 해외원정을 추진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오랜만의 A매치에 손흥민(28·토트넘), 황의조(28·보르도), 황희찬(24·라이프치히) 등 핵심 골잡이를 모두 불렀다. 공격수 중 엄원상만 새 얼굴이다. 벤투 감독은 “소속팀과 올림픽팀 활약을 지켜봤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프로 2년 차 엄원상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예다. 어리지만 팀의 해결사로 활약했다. 측면 공격수로 뛰며 7골·2도움을 올렸다. 이번 시즌 승격한 광주는 첫 시즌부터 파이널A(1~6위)에 진출했다. 그의 전매 특허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 돌파다. 100m를 11초대에 뛴다. U-20 대표팀 시절 이강인(19·발렌시아)은 “원상이 형은 워낙 빨라서 외국 선수도 못 막는다. 하체를 보면 빠르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고 말했다. 팬들은 그를 리버풀 모하메드 살라(28)에 빗대 ‘엄살라’로 부른다.
A매치 데뷔만큼이나 엄원상이 기대하는 게 있다. 대표팀 에이스인 ‘캡틴’ 손흥민을 만나는 일이다. 그는 “손흥민 선배는 롤모델이다. 경기 영상을 꼭 챙겨본다. 워낙 대단한 선수라서 막상 만나면 뭐라고 인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같이 훈련하면서 많이 배우겠다. 엄살라와 손흥민이 함께 뛰면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라며 웃었다.